서울역 도심공항 > 인천공항 > 나하공항 > 오키나와 카후 리조트
> ANA 인터컨티넨탈 만자비치 > 류큐 BBQ 블루

바야흐로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기 직전인 6월 말.
대만 여행이 끝나자마자 계획했던 오키나와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오키나와 행 대한항공 비행편은 9시 출발이라,
도심공항 터미널에서 체크인만 하고, 출국 심사는 받지 못했다.

첫 공항철도 급행열차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약 7시.
출국심사 받고 어쩌고 했더니, 라운지에 들어갈 새도 없이 비행기를 타러 갈 시간이었다.

이 날 탄 기종은 에어버스의 A220-300.
대한항공이 운행하는 항공편 중에서는 아마 유일하게 비즈니스석이 구비되지 않은 항공기였다.
좌석 배열이 독특하게도 2열-3열이라, 일행과 단 둘이 앉을 수 있는 건 좋았지만,
좌석 스크린이 없다보니
무료 기내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개인 휴대전화로 기내 시청각 서비스를 이용해야했다.
개인적으로는 휴대폰 화면이 크지 않아서 좌석 스크린이 없는 게 약간 아쉬웠다.

게다가 이날 난기류에 꽤 오랫동안 시달려서 비행 내내 힘들었다…
차라리 기내식을 포기하고 비행기가 이륙하기도 전에 잠들어버릴 껄 그랬나 싶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오키나와 나하공항.
비행기가 꽤 흔들렸던 것과 달리, 나하공항의 날씨는 대단히 좋았다.
오키나와의 장마가 평년보다 일주일 늦게 시작되었다보니,
운이 없으면 여행 내내 비가 올 수도 있다고 걱정했었는데, 다행이었다.


오키나와 여행 첫날 숙박할 곳은 카후리조트였다.
중부에 위치한 리조트로, 전객실 오션 뷰 및 여유로운 객실 크기를 홍보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2박씩 머무를 수 있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여행 경비의 문제도 있고, 여행 동선의 문제도 있어 아쉽게도 1박만 했다.
다음에는 꼭 2박해야지.
아, 그리고 흔히 오키나와 중북부는 렌터카 없이 여행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오키나와를 돌아다니는 여러가지 리무진 버스를 이용한다면,
여행이 아예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었다.
내가 오키나와에서 만난 꽤 많은 서양인들은 그렇게 여행하고 있었다.
객실에 짐을 풀어두고,
리무진버스를 타고 ANA 인터컨티넨탈 만자비치로 향했다.
미리 예약해놓은 여름 한정 에프터눈 티 세트를 맛보기 위함이었는데,
예쁜 모양만큼이나 달콤한 디저트들이었다.
가격을 보면서 생각했던 양보다 실제 양이 훨씬 적어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일본과 우리나라의 물가 차이겠거니, 하고 말았다.
티 세트와 샴페인까지 여유롭게 즐긴 뒤,
인터컨티넨탈 리조트 부근의 만자비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시원하지만 차갑지 않은 물을 느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려는 게 당초 계획이었는데…
생각보다 따가운 햇볕에 바다 일정은 다음으로 미루었다.
카후 리조트로 다시 돌아와 잠깐 딴짓을 했을 뿐인데, 어느새 저녁 시간이었다.
첫날 저녁은 아넥스동 최상층에 있는 류큐식 BBQ 레스토랑을 방문했는데,
가게에서 내새우는 것과 달리, 한국풍의 무언가 같았달까…
그래도 오키나와의 토종 돼지인 아구를 맛보았으니 즐거운 경험이긴 했다고 적으련다.
카후 리조트 > 세븐 오션스 클럽 (오키나와 씨워크) > Deli & Café
> 토요코인 오모로마치역앞 > 조이풀 오모로마치점
여행 둘째날 아침이 밝았다.
체크인할 때 받은 밀쿠폰을 이용해 식당에 가서 아침식사를 했다.
그런데, 전날부터 느꼈지만,
프론트를 제외하면 호텔에서 일본인 직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였다.
그 프론트마저도 밤에는 동남아 쪽 사람으로 보이는 직원이 관리하던데…
코로나 후로 오키나와도 어지간히 인력난이라더니,
리조트 직원의 상당수가 외국인으로 채워져있는 모습이 아주 남 나라 일 같지 않았다.
둘째날의 일정은 단순하고 간단했다.
전날 예약한 씨워크를 즐기고, 나하 시내로 돌아가 호텔 체크인, 그리고 휴식.
우선 씨워크를 즐기러 세븐 오션 클럽으로 향했다.
꽤 유명한 오키나와 현지투어 업체를 통해 알게 된 가게인데,
해당 업체는 전날 예약은 안 받는 것 같아서, 운영 주체에 다이렉트로 예약을 넣었다.
가게에 가보니, 일본인들 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많았다.
내가 갔을 때에는 없었지만, 한국사람들도 많이 방문하는 업체인지,
안내문이라던지, 계약서라든지가 한국어로 준비되어 있어서 좋았다.
영어나 일본어로 되어있었더라면, 어찌저찌 알아듣기는 했더라도 찜찜한 느낌이었을 텐데.
간단한 안전 교육을 받고, 물에 들어갔다.
오키나와를 여름에 왔으니 스노클링이나 다이빙을 하고 싶었지만,
동행인이 수영은 커녕 깊은 물에 들어가는 것조차 무서워하는 사람이어서
설득하고 또 설득한 끝에 씨 워크라도 할 수 있게 돼서 다행이었다.
들어가있는 내내 무서운지 표정이며 몸이 굳어있는 게 안쓰러워 보이긴 했는데
본인 왈, 긴장한 것과 별개로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하니 안심.
다음에도 또 씨 워크를 해보자고 했다.
짧게나마 오키나와의 바다를 구경하고, 카후 리조트로 돌아왔다.
오전에 체크아웃은 했지만, 오픈되어있는 리조트의 부대시설은 이용할 수 있었다.
테이크아웃 메뉴를 취급하는 카페 겸 레스토랑에서 타코라이스를 맛보았는데,
조식 때 먹어본 타코라이스보다 훨씬 맛있어서 푹 빠져버렸다.
우리나라에 이 타코라이스를 제대로 하는 집을 아직까지 보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남은 2박동안 묵을 숙소는 오모로마치역 쪽에 있는 토요코인이었다.
국제거리나 현청 쪽에 숙소를 잡아도 됐겠지만,
밤 늦게까지 사람들로 숙소 주변이 붐비는 걸 원치 않았고,
봄에 개봉한 영화를 상영하고 있는 영화관이 그쪽에는 없어서 이쪽을 택한 것도 있었다.
그래서 국제거리나 현청 쪽에서 오래 놀지 못한 건 아쉬웠지만,
그쪽보다는 신기할 정도로 시원한 날씨에 좋은 곳에다 숙소를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거리나 현청 쪽은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가, 엄청 습하고 덥던데.
저녁 메뉴는 숙소 근처 조이풀의 한정메뉴 오키나와 소바.
본래 국제거리 쪽에서 오키나와 향토요리를 판매하는 이자카야를 가려고 했는데,
일정이 꼬이면서 이곳에서 늦은 저녁을 먹게 되었다.
밀가루로 만드는 오키나와소바는 어디에서 먹나 맛이 비슷한 듯했다.
맛없다는 후기를 이전에도 봤고, 최근에도 봤지만,
그래서 맛에 대해 별로 기대를 안 해서 그런 지, 아니면 배가 고파서 그런 지,
저번에도 요번에도 오키나와 소바는 내게 꽤 괜찮은 음식이었다.
3일차 : 나하시내 > 모닝보울 > 미야기해안 > 트랜싯카페
> 아메리칸 빌리지 > 블루씰 > 국제거리 > 88스테이크 > 시네마큐
4일차 : 오모로마치 > 돈키호테 나하 츠보가와점 > A&W Naha Airport
오키나와 여행 3일차
간단히 아침을 먹고, 시내버스를 타고 아메리칸 빌리지 쪽으로 향했다.
렌터카를 빌렸으면 전날 나하 시내로 오는 길에 들렀을 아메리칸 빌리지…
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려다보니 전날 왔던 길을 또 가야하는 게 영 별로였다.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대중교통이 불편한 일본이라니…
시내버스로 1시간 쯤 갔을까?
아메리칸 빌리지에서 조금 더 북쪽에 있는 미야기 해변에 도착했다.
그곳에 있는 모닝보울이라는 가게에 갔는데…
하와이안 레스토랑이라는 가게 소개는 보았지만, 메뉴판의 언어가 영어가 메인인 건 신기했다.
모닝보울에서 간단히 배를 채우고,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카페 트랜싯에 들렀다.
미야기 해변의 에메랄드빛, 아름다운 바다가 테라스에서 잘 보였다.
그 덕분에 꽤 더웠는데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머물렀다.
점심 즈음이 되어 아메리칸 빌리지에 오니,
성수기에 접어든지 얼마 안 됐지만, 주말이라 사람이 대단히 많았다.
그런데다 낮이 되니 너무 너무 너무 더워서, 건물 사이만 대충 둘러보다가…
블루씰 방문.
블루씰도 사람이 너무 많아서 밖에서 20분 쯤 기다리다가 겨우 들어갔다.
아이스크림 맛은 확실히 기다린 보람이 있게 하긴 했지만,
또 가서 기다려서 먹을거냐고 묻는다면, 글쎄…
가게들이 가득한 아메리칸 빌리지를 살짝 둘러보고,
다시 나하 시내로 돌아왔다.
갈 때는 그렇게 안 막혔는데, 돌아올 때는 어찌나 차가 밀리던지…
예상보다 빠듯해진 시간에 국제거리를 둘러보는 발걸음을 재촉할 수밖에 없었다.
저녁에는 호텔 근처로 돌아와 기다리고 기다리던 코난 극장판을 봤다.
약간의 스포를 안고 갔지만, 스포와 상관 없이 여러가지로 대단한 극장판이었던 것 같은…
한국 가서 빨리 더빙으로 보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나의 주식은 언제쯤 대박이 날지 고민을 하며 영화관에서 나왔다…
오키나와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오키나와에서만 먹을 수 있는 메뉴(고야 참푸르와 오리온 맥주)로!
4일차, 여행 마지막 날.
바쁜 일정 소화 + 막차시간이 빠른 유이레일로 인해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공항 가는 길에 돈키호테에 들러 마무리 쇼핑을 하고,
면세 카운터에서 결제를 하는데,
직원이 우리나라 사람들이 면세할 때 흔히 사용할만한 말을 물어봤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약간 당황했지만,
흔쾌히 대답해주니 직원이 가타카나로 받아적는데, 글씨 쓰는 속도가 남달랐다.
한국어를 배운 경험이 있던 걸까?
바빠서 묻지 못한 탓에 남아버린 의문을 뒤로 하고, 공항에 도착했다.
나하 공항의 국제선 면세점이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을 들어서 알고 있는 탓에
최대한 국내선 면세점에서 쇼핑을 하고, A&W버거까지 알차게 오키나와를 즐겼다.
(오카시고텐은 면세금액만 채우면 면세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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