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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여행

[23.12.02] 교토 여행

by 베베까까 2023.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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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사이공항 > 잇푸쿠차야 > 산젠인 > 호센인 > 료칸 세료

 

 

약 4개월만에 여권을 꺼내들었다.

지난 5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새벽 비행기로 떠나게 되었는데,

인천공항 근처에서 자는 대신, 집 근처에서 출발하는 심야 리무진을 타보기로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다음부터는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인천공항 근처에서 자리라.

 

 

 

2시간만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해

제 1 터미널에 있는 ㅎㄴ투어 지점에서 간사이 쓰루패스 2일권을 교환하고,

간사이 공항역에서 라피트 편도권을 끊고,

오사카를 경유해 교토로 향했다.

 

비행기 안에서 잠을 청했다지만,

생각보다 더 좁은 피치항공의 좌석 상태로 인해 제대로 잠들지 못한 탓에,

자다 깨다 하다보니 데마치야나기 역에 도착해 있었다.

 

 

 

데마치야나기 역에서도 버스를 타고도 또 30분

공항에서부터 거의 2시간을 달려 오하라로 가는 길…

창 밖을 내다보니 주변이 점점 울긋불긋하게 변하고 있었다 🍁

오사카로 들어갈 때만 해도 단풍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던 탓에 신기한 느낌이었다.

 

 

오하라 정류장에 내려, 첫날 묵을 료칸에 짐 맡기러 가는 길.

먼저 오하라에 다녀온 주변 사람의 말 때문에, 이 길이 다소 걱정이 되긴 했었는데…

날씨가 무덥지 않았던 탓일까?

염려했던 것보다는, 경사길이 덜 힘들게 느껴졌다.

 

 

료칸 체크인은 15시부터나 가능했으므로,

캐리어만 맡기고 주변 구경

…전에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부터.

 

아주 추운 날씨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쌀쌀하기는 해서 따뜻한 국물로 몸을 데웠다.

메뉴는 청어가 들어간 소바.

짭짤한 밥이랑 함께 먹는데, '나는 한국인이오'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국물에 밥을 말아먹고 싶어졌다

분명 소바가 맛 없던 게 아니었는데 말이지

 

 

 

배를 채우고 맨 처음 향한 곳은 산젠인.

먼저 오하라에 다녀왔던 주변 사람이 산젠인과 호센인을 비교하면 산젠인이 낫다, 라고 했기에

약간 기대하고 있던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산젠인 자체는 그렇게 볼 게 많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 했다.

여러가지 불교 시설들이 있었지만, 800엔이라는 꽤 비싼 입장료에는 못 미치는 볼거리였다.

 

 

 

그런 와중에 단풍까지 없었으면 쪼끔 실망했을 뻔…

 

일본 오기 전에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단풍 상황을 확인했었는데,

산젠인과 호센인의 단풍이 이미 낙엽 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기에 아쉬움을 삼키던 참이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단풍잎이 이끼를 붉은 이불처럼 덮고 있는 모습이 오히려 아름다웠다.

 

 

 

이끼 이불과 단풍 이불을 함께 덮고 있던 귀여운 아기보살들

 

 

이어서 두 번째 목적지, 호센인

단풍과 어우러진 이끼를 빼면, 산젠인이 크게 인상적이지 않았던 터라

호센인도 별반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먼저 다녀온 주변 사람도, 호센인보다는 산젠인이 낫다고 여러 번 말했기에…

 

그리고 나도 호센인보다는 산젠인이 낫다고 생각한다.

사진에 담을 수 있는 풍경 하나를 위해 7~800엔하는 입장료가 약간 아깝달지…

말차랑 다과가 포함되어있긴 하지만, 으으으음…

두 번 가고 싶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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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심심했던 산젠인과 호센인 구경을 마치고,

드디어 료칸으로 이동

 

체크인 할 때 맛 본 말차와 다과가 참 맛있었다.

기념품 샵이 있어서 거기서 팔면 참 좋았을텐데, 료칸에서 그 흔한 기념품 샵이 없어서 당황 😦

 

주변에서 "교토의 료칸은 온천보다는 요리야~" 라는 이야기를 꽤 여러 번 들어왔어서

온천보다는 가이세키 요리에 많은 기대를 했었다.

게다가 미슐랭에 선정된 적도 있는 식당이 딸린 료칸이라고 하니, 기대를 안하려 해도 불가항력이었다.

 

그리고 가이세키 요리의 맛은…

말 그대로 "입 아프게 말해 뭐 해." 였다

다른 료칸에서도 가이세키 요리에서만큼은 실망한 적이 없었지만,

요리 료칸에서 제공하는 가이세키 요리는 비주얼이랄까, 음식의 꾸밈새랄까,

아무튼 눈으로도 맛있게 먹는 요리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저녁 식사 후에는 료칸에 딸린 온천에서 목욕

…을 하는데, 대중탕이 정말 작았다. 4명 정도 들어갈 수 있다고 했는데, 진짜였음…

노천탕까지 다 해도 여태까지 가본 료칸들 중에서 가장 작지 않았나, 싶다

 

온천 자체는 큰 기대를 안 하고 갔지만…

너무 작아서 솔직히 조금 실망스러웠다. 그 숙박료는 다 요리로 가버린 것일까…

다음에 가는 료칸은 온천탕이 큰 곳으로 하는 걸로 🙃

 

 

ㅇ료칸 세료 > 청수사 (산넨자카) > 우지 > 뵤도인 > 텐노지역 부근

> 교토 돈키호테 > 교토역 > 간사이 공항

 

 

여행 2일차, 일요일

깔끔하고 정갈했던 료칸의 아침

쪼끔 이른 시간이라 안 들어갈뻔도 했는데, 맛있어서 그런가 다 먹었다 (오이 빼고)

 

 

오하라를 떠나 교토 시내로…

2일차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부근의 청수사에 올랐다.

단풍철+주말이니 사람이 많을 거라 예상을 안 한 건 아니었지만…

아니 그래도 그렇지 이건 너무 심하잖아?

개별 여행객, 단체 여행객 할 것 없이 뒤엉켜서 앞으로 앞으로 이동하는 형편이었다…

 

 

 

오하라의 단풍도 무척 예뻤지만,

청수사의 단풍은… 절정을 맞이한 단풍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느낌이었다.

오하라도 절정기 때는 더 화려하게 예뻤으려나… 싶음

 

 

청수사에 올 적이면, 늘 이 각도에서 사진을 찍는데,

이렇게 단풍이 한창인 초겨울에 온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 예뻐서 발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느낌이랄까?

 

 

 

각기 세가지 뜻을 담고 있다는 오토와 폭포는

물을 마시기 위해 서 있는 줄이 너무x1000 길어서 시음 포기

다행히 같이간 A양도 물맛을 보지 못한 것에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그리고… 대망의 산넨자카

개인적으로는 기념품 쇼핑에 시간을 오래 쏟는 편이 아닌데,

같이 간 A양은 그런 나와는 정 반대 스타일.

진짜 다 구경할 작정인 것 같았다…

하지만… 한 가게 걸러서 한 가게 들어가는 건… 역시 좀 과하지 않았어?

 

 

 

점심 시간을 지나, 우지에 도착

아침을 많이 먹었고, 중간에 당고나 야츠바시를 먹긴 했지만 배가 고팠으므로

우지의 녹차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을 택했다.

맛은… 쏘쏘. 디저트는 맛있었는데…

 

 

 

해가 뉘엇뉘엇 넘어갈 즈음에야 드디어 뵤도인 입성

연못 안의 건물인 봉황당은 입장 마감이라 못 들어가봤지만…

주변을 돌면서 감상한 뵤도인은 뭔가 압도하는 그런 분위기가 있었다

뵤도인 박물관을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재밌었고♬

 

 

 

 

 

뵤도인도 단풍이 한창이었다

 

 

교토 일정 종료 후, 오사카로…

계획보다 일정이 많이 밀린 터라 A양에게 양해를 구하고 난바 일정을 빼버렸다

남포동 구리코상은 다음을 기약하며…

텐노지 역 주변의 백화점들을 돌며 이것저것 사고 포장하고 먹고…

하다가 정작 가보려고 했던 하루카스 300을 못 올라감… 😭

남포동 구리코상 말고도 함께 와야 할 곳이 생김…

 

 

 

오사카를 스쳐서 다시 교토로

돈키호테 쇼핑하려고 보니까 교토 역 앞에 있는 친구는 문을 너무 일찍 닫더라…

하는 수 없이 거진 1km를 걸어 가와라마치역 쪽에 위치한 돈키를 다녀왔다.

그리고 우리 나오니 폐점 시간이었음…

 

 

 

3일차. 월요일

전날 새벽 2시엔가 3시엔가 잠들었기 때문에 매우 피곤한 상태로 귀국길에 올랐다.

뭔가… 이번 여행은 제대로 잠자지 못한 느낌…

불편한 곳에서 어떻게든 수면욕을 채우기 위해 쪽잠을 청한 느낌이라 피곤했다…

다음부터는 조금 덜 바쁜 일정으로 여행을 계획해야겠음.

 

 

 

지난 여행들과 비교하면 소박한, 2명 분의 교토여행 쇼핑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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