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 신치토세공항 > 오타루 코타루 카페 > 오타루 오르골당 > 르타오 본점
> 오타루 운하 > 오비히로역
2일 : 호텔 눕카 > 오비히로 류케츠 > 크랜베리 페스츄리 > 쓰리스탠다드 커피 > 오비히로 롯가테이
> 미나미치토세역 > 도야 호수 > 호텔 하나비 온천 > 하코다테역
> 프리미어 호텔 캐빈 프레지던트 하코다테
3일차 : 하코다테 아침시장 > 우니 무라카미 > 고료카쿠/고료카쿠 타워 > 하코다테 아카렌가 창고
> 하치만자카 > 하코다테 구 공회당 > 럭키 피에로 마리나 스에히로점 > 하코다테산 야경 >
신하코다테호쿠토역 > 하치노헤역
4일차 : 컴포트 호텔 하치노헤 > 니노헤역 > 카루마이 하이큐 성지순례 > 센다이역 규탕 식당가
> 니가타역
5일차 : 니가타역 > SL 반에츠모노가타리 > 미카와역 >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 반다이 소바 >
니가타 후루마치 > 니가타역 폰슈칸 > 구마가야역
6일차 : 스마일호텔 구마가야 > 다카사키역 > 나가노하라쿠사츠구치역 > 쿠사츠온천 (유바타케,
오오타키노유, 네츠노유 유모미) > 다카사키 몬트레 > 우에노역
7일차 : 긴자 교분칸 서점 > 이토야 문구점 > 츠바키야 > 아메요코초 > 도쿄 시티뷰 호텔 타바타역
8일차 : 우에노 신우구이스테이 > 나리타공항 > 도쿄역 넷카페 Customa Cafe > 도쿄역

두 번째 일본 일주 첫날.
아침 네시반에 일어나서 씻고 나가려고 했는데, 5시50분에 일어나버려서…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서울역으로 뛰어갔다.
간신히 계획했던대로 공항철도 급행열차를 잡아타고 인천공항 1터미널로 이동,,,
웹체크인은 했다지만, 공항에 사람이 많지 않을까 엄청 걱정했는데…
평일이라서 그런가 생각보다 한적했다.
비행기는 잘 날아가다가 착륙할 때 조금 흔들렸다 (하필)
조금 늦게 출발한 것도 있었고, 바람이 많이 불어 착륙이 지연됐는 지
예상 시간보다 20분 쯤 늦게 신치토세공항에 내렸다.

이번 여행의 절반은 교토1번, 도쿄2번 다녀온 A양이 동행하게 됐는데,
신치토세공항이 처음인 그녀를 위해 공항 3층에 있는 로이스 초콜릿 월드 등을 구경했다.
마지막 방문(19년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간단히 공항 구경을 마치고, 국내선 터미널과 연결된 신치토세공항역으로 갔다.
역의 JR정보 외국어 안내 데스크에서 JR패스를 교환하고, 이튿날로 예정된 지정석권을 받았다.
그 후, 오타루로 가는 쾌속열차 에어포트에 몸을 실었다.
약 1시간 반쯤 열차로 이동해 오타루역에 도착하니, 3시 쯤이었다.
해는 아직 떠있었지만, 하늘에 구름이 잔뜩 끼어있고, 간간히 비가 내리고 있었다.
구경에 앞서, 기내식 후 비어있는 배를 채우러 카페 코타루에 들렀다.
자전거도 빌릴 수 있고, 짐도 보관해주고(개당 500엔), 스프카레도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또, 학교에서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직원도 만날 수 있었다.
조만간 한국에 여행 와서 명동을 구경한다고 하기에
즐거운 여행이 되기를 기원해주었다.
밥을 먹고 나오니 구름은 걷히기 시작했지만, 해가 저물고 있었다.
일본이 우리나라보다 30분~1시간 정도 해가 빨리 지는 건 알고 있었지만,
북쪽인데다 겨울에 접어들고 있다보니, 해가 일찍 지는 게 새삼스럽게도 묘한 기분이었다.
오타루 로망관과 함께 오타루의 메인 쇼핑거리인 사카이마치에 도착했다.
색색깔의 유리 제품을 파는 건물들을 지나, 거리 끝에 있는 오타루 오르골당에 다다를 즈음에는
가스등처럼 생긴 가로등이 하나둘 빛을 내고 있었다.
오타루 오르골당 본관 건물은 지어진 지 100년 이상되었다고 한다.
아기자기한 오르골도 볼거리지만, 오랜 세월을 버텨낸 건물 자체도 훌륭한 볼거리가 되었다.
오르골당에서 나오니 해가 거의 다 저물어있었다.
운하 야경을 보러 가기 전, 부근에 있는 르타오 본점에 들렀다.
본점 2층에는 카페가 있었는데,
대기를 걸어놓으려고 가보니 13팀이나 기다리고 있어서 조금 갈등했다.
그래도 30분 정도만 기다려보자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가 가장 붐비는 시간이었는지, 생각보다는 금방 자리가 났다.
그리고 10초에 1개씩 팔린다는 치즈 케이크는…
왜 그런 말이 생겼는 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들만큼 입에서 살살 녹았다.
향이 진하게 입혀진, 나와 A양이 굉장히 일본스럽다고 부르는, 홍차도 마음에 들었다.
걸어왔던만큼 걸어가 운하에 도착했는데…
비가 점점 더 내리면서 바람이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바다가 가까워서 그런 건지,,,
우산이 뒤집어질만큼 강한 바람에 운하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했다.
사진만 얼른 후다닥 찍고, 기차를 타러 다시 오타루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오타루역을 출발한 열차가 조금 지연되었고, 삿포로역에서 환승할 시간이 촉박해졌다.
타려고 계획한 열차를 타지 못하면, 오비히로에 너무 늦게 도착하기에
조마조마했는데, 다행히 삿포로역에서 타야하는 오오조라 열차가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 맞은 편에서 열차를 타면 됐기에 얼른 옮겨갔다.
2시간쯤 달려 오비히로에 도착했을 때에는 밤 11시가 거의 다 되어있었다.
그런데도 오비히로역 앞의 술집 거리에는, 알딸딸해진 사람들이 비틀대며 집에 가고 있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저녁 겸 야식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삿포로 맥주 클래식 2024년판이 나와서 먹어봤는데 역시 부드럽고 맛있었다.
두 번째 일본 일주 둘째날
여행 계획 당시의 일정은 오전에 오비히로의 디저트 카페들을 둘러보고,
미나미치토세를 경유해 하코다테로 이동해서 쉬는 것이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오비히로~미나미치토세 2시간반 + 미나미치토세~하코다테 3시간반의 일정이 하드할 것 같아
중간에 도야를 들러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다만 그러기 위해 오비히로 출발 시간을 조정하게 되면서
계획보다 이른 시간부터 (사실상 가게 오픈 시간에 맞춰서) 움직이게 되었다.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가장 먼저 류케츠에 들렀다. (8:30 오픈)
류케츠는 장작처럼 생긴 바움쿠헨에 초콜릿을 바른 산포로쿠(三方六)가 유명한 가게로,
이른 시간에 방문했는데도 우리 말고도 손님이 있었다!
산포로쿠를 비롯해 다양한 스위츠를 팔고 있었는데,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아서인지,
산타 모양 포장 안에 여러가지 과자가 들어있는 상품도 판매 중이었다.
류케츠에 이어 방문한 곳은 크랜베리 페스츄리. (9:00 오픈)
크랜베리라는 이름과 다르게 고구마 케이크(!)가 맛있기로 잘 알려진 곳이다.
이곳을 방문했던 모 리뷰를 통해
테이블 식사가 가능한 줄 알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머무르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어떻게 된 일인지 포장 판매만 가능했다…
취식 지역을 없앤 뒤 따로 공지가 없었는 지,
가게 안에서 음식을 먹지 못하고 나와야했던 점을 아쉬워하는 리뷰가 구글에 줄을 이었다.
이전에는 무게 당 고구마 케이크를 잘라서 팔기도 했다는데
그마저도 없어진 채라, 나와있는 케이크들 중 가장 작은 걸 고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꽤 컸다…)
크랜베리에서의 일정이 틀어지면서, 롯가테이 영업 시작까지 시간이 떠버렸다.
애매한 시간에 뭘 할까 고민하다가, 오비히로역에 들러 기차 시간을 변경하기로 했다.
시간을 앞당기고, 도착역을 변경한 뒤에는
오비히로역에 있는 카페에서 두 종류의 밀크티로 간단히 요기했다.
이 카페의 사장님은 한국에서 일한 적이 있다고 하시면서 명동 이야기를 해주셨다.
일본인들이 명동 가는 거야 익숙한 일이라 신기하지 않았는데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한국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을 만난 게 신기했다,,,
게다가 오비히로였는데!
카페에서 고픈 배를 달래고, 드디어 롯가테이 방문 (10:00 오픈)
10시가 아주 조금 넘긴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이미 많은 사람들이 롯가테이를 둘러보며 물건을 고르고 있었다.
우리는 11시 기차를 타러 가야했기 때문에
롯가테이에서는, 다른 가게들처럼 느긋하게 둘러보지는 못하고,
목적이었던 롯가노츠유만 집어들고 나왔다.
전날, 해가 저문 시간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던 오비히로~미나미치토세 구간은
거의 대부분 밭이거나 벌판이거나 숲이었다.
도시가 없으니 큰 도로가 없고, 불빛이 없으니 창밖이 그저 캄캄했던 것이다.
그에 비해 낮의 열차는
마지막 남은 홋카이도의 푸르름이 늦가을 하늘과 어우러졌을 때, 얼마나 찬란한지 알려주었다.
바깥 구경도 하고, 졸기도 하다보니, 미나미치토세역에 닿았다.
공항 바로 옆에 있는 이 역에서 도야로 향하는 특급열차, 호쿠토로 갈아탔다.
도마코마이를 지나 도야로 향하는 길, 바다가 나타났다.
하코다테까지 쭉 열차를 타고 간다면 계속해서 이어질 이 바다가 지겨워졌을텐데,
그러기 전에 열차가 도야역에 도착해 다행이었다.
도야역에 도착했을 때에는, 해가 반 넘게 기울어 있었다.
일몰이 30분 밖에 안 남아있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인데, 역시 적응이 안 됐다.
버스를 타고 도야 호수에 도착했을 무렵에 해는 이미 저물어있었다.
상용 박명 동안 도야 호반 공원을 산책했다.
산책을 마치니 해가 완전히 저문 뒤였다.
어둠을 헤치며 온천을 향해 가다가, 아직 영업을 하고 있는 기념품점이 있기에 들어가보았다.
그랬더니 모리 탐정을 맡았던 성우의 친필 사인과 코난의 원화가 걸려있었다.
이런 온천마을에 성우의 사인과 애니 원화라니 뭔 일인가 싶었는데,
올해 도야에서 만화 페스티벌을 개최했다고,,,
그때 게스트로 참석한 모리 탐정 성우의 팬미팅이 이곳에서 진행된 듯했다.
신기한 경험 후, 온천에 들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원래 가려고 했던 곳이 하필 12일부터 14일까지 휴무라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그렇다고 유명한 온천호텔의 온천장을 이용하자니 요금이 비싸서,,,
황급히 일본 사이트를 뒤져 호텔 하나비를 알게 되었다.
온천 요금은 1인당 800엔이고, 수건 대여 여부를 묻지 않는 걸 보아, 개인지참인듯.
온천탕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반노천탕으로 꾸며진 노천온천에 들어가있으니, 피로가 싹 풀리는 느낌이었다.
날씨가 추워서일까, 뜨거운 물인데도 오래 있을 수 있었다.
온천욕을 마치고, 도야역을 경유해 하코다테에 도착했다.
21시를 넘긴 늦은 시간이었지만,
A양의 제안으로 호텔에 가기 전 프리미어 호텔 캐빈 프레지던트 호텔에 들렀다.
우리가 묵을 호텔도 아닌 이곳에 들른 이유는
바로, 올해 나온 코난 극장판에 이 호텔이 등장했기 때문이었다.
빅벤과 하코다테의 야경 중 어느 쪽이 더 멋지냐는 핫토리의 질문에
신이치에게 속으로 사과하며, 하코다테의 야경을 택해 헤이카즈를 돕던 란이 귀여웠던 그 장면!
프리미어 호텔 캐빈 프레지던트 하코다테 1층에서 똑같은 풍경을 볼 수 있었다.
호텔 체크인을 마치고 나니, 밥 저녁을 먹지 않았기 때문인지 출출했다.
그래서 오비히로에서 사온 유빙 드래프트 맥주와 편의점 도시락을 사다가 야식으로 먹었다.
유빙 드래프트 맥주는 에일 맥주 맛이 났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셋째 날
두 번째 하코다테 여행이라고 쓰고,
명탐정 코난 극장판 100만 달러의 펜타그램 성지순례라고 읽는 여행을 하는 날이었다.
※ 영화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10시쯤 호텔 체크아웃을 마치고,
아침 겸 점심을 먹으러 하코다테 아침시장에 방문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시장을 걸으며 신선한 해산물 혹은 농산물을 둘러보고 있었다.
가볍게 시장을 둘러보고, 하코다테의 명물인 삼색동을 먹으러 '우니 무라카미'에 갔다.
주변에 있는 가게들보다 음식 가격이 훨씬 비쌌지만…
비싼데도 다른 집들보다 긴 대기가 있는 이유는 있을 거라고 믿고 맛있게 먹었다.
정말 맛있긴 했는데… 가격 때문에 두 번은 못 먹을 듯,,,,
식사 후에는 하코다테역에 들러 스이카와 A양의 이코카를 충전했다.
IC카드 사용 가능한 곳이 많지 않은 홋카이도다보니 처음이자 마지막 충전이었다.
각자 1천엔씩 충전하고, 역 앞에 있는 하코다테 노면전차를 타러갔다.
이전 여행 때는 노면전차 1일권을 구입해서 돌아다녔는데,
하코다테역>고료카쿠>마리나/모토마치>하코다테역 여정만으로는
1일권이 IC카드에 비해 크게 저렴하지 않아, 이번 여행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전차를 타는데, 어쩐지 다들 관광객인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80%에 가까운 사람이 고료카쿠 부근의 역에서 내리는 것을 보며 웃어버렸다.
웃으며 걷다보니, 우뚝 솟은, 흰색 고료카쿠 타워를 만날 수 있었다.
모미지가 핫토리를 찾아헤매며 올라왔던 고료카쿠 타워
단풍이 절정을 약간 지난 시점에 방문해서 이미지처럼 벚꽃이 만개하진 않았지만,,
별 모양의 요새와 해자만큼은 이미지와 똑같은 장면을 찍을 수 있었다.
고료카쿠 타워와 성터 구경을 마치고
16년도 일정 그대로(🤣🤣🤣) 노면전차를 타고 항만지역(아카렌가 창고)으로 이동했다.
크리스마스가 한달하고 조금 더 남아서인지 창고마다 산타가 매달려 있었다.
나와 달리 A양은 아기자기한 소품을 좋아하다보니
지난 여행보다, 아카렌가 창고의 가게들을 제법 오랜 시간동안 둘러보았다.
오키나와에서 만났던 도자기 브랜드를 이곳에서도 만났다.
북쪽 새와 남쪽의 바다를 한 데 어우르는 브랜드라니, 멋진 느낌이었다.
아카렌가 창고 쇼핑 중에 스타벅스에 들어갔는데,
가게 직원분이 작은 잔에 든 커피를 가져다주시면서 A양의 저고리를 알아보았다.
(사흘 연속 한국을 잘 알고 있는 일본인을 만나는 중…)
베이 에리어 구경을 마치고, 모토마치 쪽으로 이동하는 길
자판기에 특이한 이로하스가 있어서 뽑아 보았다.
일본어로 하스캇뿌라고 읽는 댕댕이나무 열매(이하 하니베리) 맛이 나는 이로하스로,
이 하니베리는 홋카이도에 위치한 토마코마이의 특산품이라고 한다.
열매 모양은 블루베리를 닮았는데, 뚜껑을 열자마자 나는 향은 포도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평점은 ★ ★ ☆ ☆ ☆
여행 전, 날씨 앱을 통해서 본 홋카이도의 단풍 명소들은
한 곳도 빼놓지 않고 낙엽을 떨군 뒤라고 해서, 완연한 겨울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곳곳에서 아직 떨어지지 않은 단풍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해가 기울어지며 길어진 햇볕을 받아 빛나는 노란색, 붉은색 단풍들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카즈하가 헤이지를 찾으려다가 오키타와 히지리를 만났던 곳
작중 검도 대회장으로 등장했던 구 하코다테 공회당
A양은 푸른색+노란색 조합의 건물이 예쁘다고 했지만, 저번이나 이번이나 내 눈에는 그닥,,,
(영화에서는 공회당 외관이 나왔는데,
공개된 PV영상들 중에는 외관이 나온 이미지가 없어서 사진 촬영은 내부 모습과 함께)
하코다테 야경을 제외한 관광지 구경을 마치고, 고픈 배를 달래러 럭키 피에로에 갔다.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스에히로점은
하코다테 도쇼구의 무녀와 핫토리, 코난이 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극장판에 등장했던 것과 똑같이 생긴 자리를 포함해
가게 이곳 저곳에 코난 관련 그림, 굿즈들이 있었다.
식사 후, 백만불짜리 야경인 하코다테 야경을 보러 갔다.
그런데 죄다 어디 있다 나타났는지, 중국인 단체 패키지 차량이 우르르 몰려가고 있었다.
버스보다 빨리 갈 수 없었기에 어쩔 수 없이 그들과 섞여 줄을 섰는데,
어찌나 매너가 없던 지…
뒤에서 밀어대는 통에 케이블카 입구 쪽에 서있다가 내리려던 A양이 하마터면 넘어질 뻔 했다.
그나마 다행이었던 건 내려갈 때는 패키지들과 마주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하코다테산의 야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전망대와 이사비리 공원, 이렇게 두 곳이 있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곳은 이사비리 공원.
전망대에서 보이는 풍경과 비교해 큰 손색이 없는데,
크게 사람이 몰리지 않다보니 오히려 전망대에서 찍은 사진보다 더 멋진 사진을 담을 수도 있다.
(사진은 이사비리 공원에서 헤이지가 카즈하에게 고백하는 장면을 들고…)
알찬 하코다테 여행을 마치고,
하코다테 라이너와 신칸센 하야부사를 타고 하치노헤가 있는 혼슈로 넘어왔다.
하루종일 걸어서인지 다리가 뻐근했는데, 그 다리를 풀어줄 힘이 없었다.
※ 붉은 색은 성지들 중 이번 여행에 들리지 않은 곳입니다.
두 번째 일본 일주 넷째 날
전날의 컨셉에 이어 하이큐 성지순례 가는 날!
카루마이라고 하는, 하치노헤에서 그리 멀지 않은 시골 마을에 가기로 했다.
(나는 재 방문 A양은 첫 방문)
하치노헤에서 카루마이까지 가는 방법은 2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버스를 타는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열차+버스를 타는 것이었다.
JR패스의 경우 후자인 열차+버스를 이용해야지만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지난 여행 때와 마찬가지로, 니노헤역을 경유해 카루마이로 이동했다.
(사진은 버스로 이동 중 촬영한 킨다이치 온천역)
노선버스를 타고 1시간쯤 달리며 엉덩이가 슬슬 아파올 무렵,
카루마이에 내렸다.
가장 먼저 버스정류장 바로 앞에 있는 성지순례 안내소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대낮인데도 불이 꺼져있어 당황스러웠다.
코로나19 이후 지역단체의 지원금이 끊겨 기부금 등으로 운영하다보니
무인 운영이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전기조차도 사람이 있을 때만 사용되고 있을 줄이야.
이전 방문 때와는 달라진 모습에 조금 마음이 안 좋았다.
많은 사람들의 애정이 담긴 이곳이 사라지는 게 아쉬워 적은 금액이나마 기부했다.
지키는 사람이 없음에도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 공간을
우리도 깨끗하게 사용하고 나와,
만화/애니메이션에 등장했던 공간들의 실제 모델을 둘러보고 다녔다.
다테사카 전기상회 - 히나타가 작은 거인을 TV로 처음 본 곳
유키야가와 하천부지 - 쿠로오와 켄마가 어린 시절 배구를 하던 장소
과거에는 배구 코트도 있었다고 하는데… 홍수로 인해 휩쓸려가버렸다고 한다 😢😢😢
https://maps.app.goo.gl/TPreD4pKhrE4NTzb8 - 23권 204화 커버에 등장한 곳
타케사와 스토어 - 시마다 마트
타케사와 스토어 안에는 야마구치, 시마다와 관련된 굿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후루다테 선생님이 그린 야마구치 원화도 걸려있으나, 촬영은 금지)
후루다테 제면소 - 후루다테 선생님의 가족들이 운영하는 가게
내부에 원화들과 여러가지 굿즈가 있는 것 같았는데,
가게 앞에 걸려 있는 영업 시간 안내를 잘못 읽은 바람에 내부 구경을 못 했다…
카루마이 식당 - 카라스노 식당
작중에 나왔던 것과 동일한 라면을 "하이큐 라면"이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담백한 맛이 꽤 괜찮았는데,
동네에 식당이 얼마 없는 지, 사람이 몰리면 음식이 나올 때까지 꽤 걸렸다,,,
카네다 상점 - 사카노시타 상점
카루마이 주민 체육관 - 중학생 히나타VS카게야마 시합이 이루어졌던 시민 체육관
아주 작진 않지만, 그렇다고 크지 않은 마을 산책 후,
카루마이 물산관에 들러, 카루마이의 특산품인 사루나시(다래) 음료를 사서 마셔 보았다.
키위랑 비슷한 향기가 났는데, 맛은 시큼하기보단 달콤했다.
사루나시 주스를 마신 후 도착한 카루마이 문화 교류 센터
하루에 왕복 8편 밖에 다니지 않는 버스를 기다리며 시간 보내기 좋은 곳이었다.
지난 번에 왔을 때는 이런 건물이 없었던 것 같아 찾아보니, 2023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대기실에 있는 하이큐 책을 A양이 무척 재미있게 읽었다.
다시 한 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니노헤로 돌아왔다.
호텔에 짐을 맡겨두고 나왔기에 하치노헤로 돌아갔다가 센다이로 향했다.
그런데 금요일 오후에 도쿄 방면으로 향하는 열차여서 그런 지,
지정석 빈 자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어 센다이까지는 따로따로 앉아왔다…
센다이는 최종 목적지는 아니었고, 저녁을 먹기 위해 잠시 내린 곳이었다.
역에 내리자마자 기차표를 예매하려고 하는데, 놀랍게도 늦은 시간때까지 지정석이 만석이었다…
금요일 밤 도쿄로 향하는 수요를 얕본 탓에
어쩔 수 없이 자유석이 있는 야마비코를 타기로 하고, 저녁으로 규탕을 먹었다.
가격만 아니라면 진짜 배부를 때까지 규탕을 먹고 싶다…
저녁 식사 후 다시 시작된 이동
계획은 센다이에서 오미야역까지 이동한 후, 열차를 갈아타고 구마가야역까지 가는 것이었다.
그런데 오미야역에 열차가 늦게 도착한 바람에
오미야역에서 서둘러서 열차를 타다보니, 그만 나가오카까지 논스톱 열차에 오르고 말았다.
다카사키 쯤에 정차라도 하면 내려서 돌아가면 됐는데
나가오카는… 구마가야까지 당일에 돌아가는 게 불투명할 것 같아
구마갸에 호텔에 이튿날 체크인을 하겠다고 말한 뒤, 니가타역에 급히 호텔을 잡았다.
구마가야 호텔이 1+1 특전이 아니었다면 진짜 속상했을 것 같은데,
날린 비용이 크지 않아 다행이었다.
의도치 않게 니가타로 와버린 두 번째 일본 일주 다섯째 날
아침 식사(A양만) 후,
이틀 전 역사 내 TV 홍보에 모습을 드러냈던 SL 반에츠 모노가타리를 타러갔다.
존재만 알고, 줄곧 탈 기회가 없어 벼르고만 있었는데,
마침 이렇게 니가타에 와버렸으니 A양더러 증기기관차를 타러 가보자고 했다.
체크아웃을 마치고, 9시반 즈음에 출발하는 보통열차를 타고 니츠역에 갔다.
매주 주말(과 아마도 공휴일)에 SL열차가 출발하는 니츠역은 이미 열차를 타러 온 사람들로 붐볐다.
1946년생 기관차를 달고 있는 SL반에츠모노가타리는
1999년부터 JR동일본에서 운영하는 타서 즐거운 열차(JOYFULL TRAIN)에 속한다.
니가타현의 니츠역에서 후쿠시마현의 아이즈와카마츠역까지 이으며,
주말과 특정일에만 운행하는 열차다.
https://www.jreast.co.jp/multi/ko/joyful/c57.html
타서 즐거운 열차 포털>SL 반에츠 모노가타리 JR 동일본
4호차 전망차 4호차에서는 반에쓰사이선의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개방감 넘치는 파노라마 전망실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그 외, 승차 기념 스탬프와 차내에서 엽서를 보낼 수 있는 우편함도
www.jreast.co.jp
우리는 오후에 니가타 시내 관광을 할 예정이었으므로,
보통열차로 갈아타고 니가타 시내로 돌아올 수 있는 미카와역까지만 탑승하기로 했다.
SL반에츠모노가타리의 컨셉은 숲과 물과 로망.
귀부인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기관차에 어울리는, 레트로한 디자인의 객차가 연결되어 있다.
관광열차답게 대부분의 좌석이 박스시트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늦게 좌석을 예약한 우리는 창가 쪽 자리는 앉지 못하고, 복도쪽 두 자리를 차지했다.
우리 옆에 앉은 사람은 SL반에츠모노가타리를 1회 이상 타보신 것 같은 노부부셨는데,
할머니가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시면,
듣고 계시던 할아버지가 한마디 툭 던지며 대화를 이어가셨다.
내가 사진을 찍으러 다른 칸에 갔을 때에는 A양에게도 말을 걸어주셨다고 한다.
니츠역에서 판매 중이던 에키벤.
25주년 한정판 에키벤이 우리 코앞에서 동나서 너무 슬펐다…
한 시간쯤 열차를 타고, 내린 역은 미카와역이었다.
역무원이라곤 없는 작은 역이었지만, SL이 정차하는 순간에는 열명정도 되는 사람들이 와있었다.
기차를 타며 오전 일정을 보내고, 오후에는 니가타 시내를 둘러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니가타역 근처에 있는 이마요츠카사 양조장.
옛날부터 사케 뿐만 아니라, 간장 등으로 유명했던 눗타리 지역에 자리하고 있었다.
당초 이곳에서의 계획은 양조장을 견학하는 것이었는데,
주말이라 그런 지 전 시간대가 매진이었다…
예약 시스템이 있다는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양조장 내부 구경을 못했다,,,
아쉬운대로 예약없이도 할 수 있는 시음을 하고,
(시음은 사진 속 무료시음과 10잔 이상의 술을 맛볼 수 있는, 1천엔의 유료시음이 있다)
가게에서 판매 중인 상품들을 둘러보았다.
양조장을 떠나기 전, 사케로 만들어진 아이스크림을 맛보았다.
술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고,
쌀에서 느낄 수 있는 고소하면서도 많이 달지 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니가타의 B급 맛집이 있는 반다이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이 맛집은 버스터미널 1층에 있는 서서먹는 식당인데,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지더니, 현재는 니가타를 대표하는 맛집으로 레토르트 카레도 판매한다.
맛이 아주 특별하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지만,
일본에서 드물게 매운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이었다.
A양 왈, 자기가 일본에서 먹어본 음식들 중 가장 맵다던데, 공감했다.
미니 사이즈만으로 배가 부른 카레 집을 떠나, 니가타 후루마치(古町)로 이동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과거 니가타의 중심지였던 곳이다.
현재는 몇몇 독특한 가게들을 만날 수 있는 쇼핑지구로 운영되고 있었다.
니가타를 떠나기 전, 폰슈칸에 들렀다.
쌀과 물이 맛있는 니가타현의 사케를 다양하게 시음할 수 있는 곳으로,
니가타역을 포함해 몇 곳에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서 500엔을 내면, 코인 5개를 주는데,
이 코인을 이용해 원하는 사케를 마셔볼 수 있었다.
대부분 코인1개당 1잔이고, 가끔 2개당 1잔인 것도 있는데,
2개당 1잔인 것은 2배인 이유가 있으니 한 잔 정도는 시음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폰슈칸까지 일정을 마무리하고, 신칸센을 타고 구마가야에 도착했다.
예약한 호텔이 약간 불편한 위치에 있어서 + 비가 부슬부슬 내리기 시작해 조금 짜증났지만,
일찍 일정을 마치고 쉬니 몸의 피로가 조금은 풀린 것 같았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여섯 번째 날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역으로 이동하려 밖으로 나와보니
전날 밤 비가 부슬부슬 내리던 것과 달리 하늘이 반짝 개어있었다.
여섯 번째 날의 목적지는 일본 3고(古) 온천으로 유명한 쿠사츠였는데,
바로 쿠사츠로 가지 않고 다카사키역에 잠시 들렀다.
도쿄로 이동하는 것을 편하게 하기 위해
구마가야의 호텔 대신 다카사키역 코인락커에 짐을 맡기기로 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주말인 탓인지, 다카사키역 재래선 개찰구의 대형/중형 코인락커는 만석이었고,
개찰구 밖 코인락커들도 대형 사이즈는 공간이 없었다.
코인락커에 짐을 넣지 못한다는 선택지는 없었기에 당황한 찰나,
천만다행으로 백화점 안에 대형 코인락커가 비어있는 걸 발견해서
그곳에다 짐을 넣을 수 있었다.
무사히 짐을 넣고, 쿠사츠로 향하는 특급열차 쿠사츠·시마에 몸을 실었다.
이 열차의 이름은 정차역 중 하나인 나가노히라쿠사츠구치역에서 갈 수 있는 쿠사츠 온천과
또다른 정차역인 나가노조역에서 갈 수 있는 시마 온천에서 따온 것 같았다.
다카사키역에서 나가노히라쿠사츠구치역까지는 약 1시간이 걸렸다.
아침을 먹지 않고 나왔기 때문에 다카사키역 편의점에서 구입한 도시락을 먹으며 갔다.
주말이라서인지, 열차는 거의 만석이었고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언어로 이야기를 나누니 열차 안은 꽤 놀러가는 느낌이었다.
종착역 나가노히라쿠사츠구치역에 도착해, 쿠사츠온천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갔다.
이 버스는 JR간토에서 운영하고 있는 노선버스이기 때문에
JR버스 이용이 가능했다.
급행과 완행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급행 버스는 주말 특급열차 시간에 맞춰 다니는 것 같았다.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더 달려 드디어 쿠사츠온천에 도착했다.
쿠사츠온천 버스 터미널에서 조금 걸어들어가니,
쿠사츠온천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유바타케가 나타났다.
쿠사츠온천의 원천이기도 한 유바타케는, 뜨거운 온천수를 식히기 위해 만들어놓은 시설이라고 한다.
쿠사츠 온천에는 료칸도 많고, 무료 혹은 저렴한 온천탕도 많지만,
가장 유명한 온천으로 손꼽히는 곳이 3곳있었다.
계획은 그 중 하나이자, 공원 노천탕인 사이노카와라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하는 것이었는데…
유감스럽게도 11월 중순부터 말까지 시설 공사 중이었다,,,
그걸 온천에 도착해서 알게 된 바람에… 발걸음을 돌렸다 😭😭😭
또 다른, 유명한 온천인 고자노유는 유바타케 근처에 있어 접근성은 좋았지만
노천탕이 없다고 해서 패스,
마지막 남은 오타키노유까지 열심히 발품을 팔아 이동하게 됐다.
오타키노유는 노천탕이 넓기도 하거니와,
다양한 온도의 온천탕이 한 곳에 모여있는 반노천탕도 있어서 재미난 경험이 됐다.
유바타케와 온천 말고 쿠사츠의 즐길거리라고 하면 유모미를 꼽을 수 있다.
유모미란 뜨거운 쿠사츠온천의 물을 식히기 위한 전통 춤으로,
커다란 막대로 온천수를 휘저어, 온천수가 공기와 닿게하여 식히는 방식이다.
현재 쿠사츠온천에서 유모미를 관람할 수 있는 곳은
네츠노유로, 시간에 맞춰 유료 공연을 펼치는데… 주말에 가면 30분 대기는 거의 필수인 듯하다.
3시30분 것 보러 3시에 갔더니 만석이라고…
하는 수 없이 30분을 기다려 다음 턴인 4시에 유모미를 관람했다.
유모미 공연 영상
유모미 관람 후, 나가노히라쿠사츠구치역으로 이동하기 위해
쿠사츠온천 버스터미널에 가니, 버스 탑승까지 30분 정도 시간이 남아있었다.
그 시간동안 버스 정류장 앞 족욕탕에서 족욕까지 알차게 즐겼다.
돌아가는 길에는 특급열차가 없어 일반열차로 다카사키역까지 갔다.
모든 역에 다 서는 열차였지만,
자다깨다 하다보니 생각보다는 금방 다카사키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다카사키역에서 식사 후,
캐리어를 찾아 신칸센을 타고 우에노역으로 왔다.
드디어 A양은 여행의 종착점, 나는 여행의 전환점이 되는 도쿄에 도착했다.
삿포로에서부터 도쿄까지 오는 일정을 또 하게 될 줄이야…
우에노역에서 일반전철을 타고 호텔로 향하는 길에
첫날부터 여섯째날까지의 교통비를 계산해 보았는데, 놀랍게도 9만엔이었다.
6일만에 14일권의 본전을 뽑은 셈,,,
JR패스의 가격이 심각하게 오른 뒤의 여행이라
패스 가격의 본전치기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의 결과였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일곱 번째 날
본래 계획에서는 단풍을 보러 가이라쿠엔이 미토에 가려고 했는데…
전일 가이라쿠엔 X(구 트위터)를 보니
단풍 계곡에 단풍이 3할 밖에 물들지 않았다는 트윗이 있어
가이라쿠엔 일정을 아예 빼기로 했다.
그 대신 11시가 거의 다 될 때까지 호텔에서 쉬다가, 긴자 구경에 나섰다.
가장 먼저 간 곳은 오래된 서점 교분칸
건물 이름이 교분칸인 점이 우리나라의 교보문고빌딩을 떠올리게 했다.
1885년부터 이어져온, 지어진 지 100년이 넘는, 오래된 서점이지만,
내부는 계속 리뉴얼을 했는 지, 좁긴 해도 깔끔한 느낌이었다.
(사진은 교분칸 코믹스칸에서 만난, 인기 만화들의 1권 초판본과 그 인쇄년도)
이어 빨간 클립 간판이 인상적인 문구점 이토야에 들렀다.
여기도 1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며,
좁다란 건물을 위로 높게 쌓아 각양각색의 문구류, 소품류를 판매하고 있었다.
예쁜 걸 많이 파는 문구점을 아주 좋아하는 A양을 위한 방문지로
즐거워하는 A양을 보니 잘 데려온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8층부터 아래층으로 하나씩 내려오며 약 1시간에 걸쳐 천천히 둘러보는
그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자니,
나중에는 다리가 너무 아파서 나가자고 졸라댈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아이쇼핑을 쉬지 않고 1시간을 할 수 있담,,,
이토야에서 무거워진 다리를 질질 끌며 도착한 긴자 츠바키야
빅토리안 메이드를 만날 수 있는 커피숍으로
커피 뿐만 아니라 홍차, 케이크 모두 맛있는 곳이라 추천하고 싶다.
츠바키야에서 쉬고 나니, 다시 걸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힘을 내서 긴자의 명품거리를 걷고 있는데…
웬 여성 무리가 한 건물 앞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처음에는 영화나 드라마 촬영인 줄 알았는데,
시큐들이 보이고, 무리의 여성 중 한 명이 한국어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걸 보고,
해당 빌딩에 한국 연예인이 왔을 거라 추측했다.
X(구 트위터)를 찾아보니 스트레이 키즈 현진이란다…
요즘 아이돌들 그룹명만 알지, 개개인의 얼굴은 하나도 모르는 낡은 팬이라,,,
긴자를 산책하다 연예인을 만난 사실이 그저 신기했다.
긴자를 둘러본 뒤, 호텔에 돌아가긴 약간 이른 시간이라 우에노에 들렀다.
우에노 공원은 이튿날도 올 예정이라 생략하고,
아메요코초와 돈키호테, 유니클로를 둘러보는 정도로 쇼핑을 마쳤다.
일정 마무리 후 2차 홍차 타임.
매우 좋아하는 케이크 브랜드인 하브스에 방문했다.
케이크는 여전히 맛있었는데,
차는 너무 우린 건지, 아님 원래 그런 맛인 건지 모르겠지만 씁쓰름했다.
츠바키야의 특제 홍차에 비해 아쉬웠던 맛…
A양과 일본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호텔로 돌아와 도시락으로.
여행 동안 하도 편의점 도시락을 먹었더니
다 한 번씩은 먹어본 것들 밖에 없어서, 고르는 데만 한참 걸렸다.
A양에게 맛있는 일본의 음식을 못 먹여준 것 같아 아쉬운 마음도 남아버렸다.
다음 여행에는 꼭 맛있는 거 많이 먹자!
이틀 동안 머무른 숙소는 맨션이었던 곳을 호텔로 리뉴얼한 것 같은데,
기차 소리가 생각보다 많이 들렸다.
근데 내 경우에는 머무르면서 진짜 불편했던 건 기차가 아니라, 호텔 공사 소음이었다,,,,,
호텔 리셉션 직원은 거의 외국인인 것 같았는데, 친절한 느낌이 별로 없었다…
타바타역 남쪽출구와 가깝긴한데,
남쪽출구의 경우 계단밖에 없기 때문에 캐리어를 끌고 가기 힘들고
북쪽출구의 경우 계단을 피하려면 상당히 멀리 돌아가야하는 위치에 자리하고 있다.
주변이 주택가라 조용한 건 있었지만, 편의점도 멀었고…
놀라울 정도로 좁은 거야 도쿄 호텔이니 이해는 할 수 있지만,,,
다음부터는 시내에서 조금 멀더라도 비슷한 가격대면 체인 호텔을 이용할 생각이다.
이번 여행은 뒤늦게 일정이 정해졌으니 어쩔 수 없는 걸로.
두 번째 일본 일주 여덟 번째 날
여행의 전환점이 되는 날로, A양은 이날 도쿄에서 귀국 예정이었다.
계획은 우에노 역 코인락커에 짐을 맡기고, 가볍게 우에노 공원을 둘러보는 것이었는데,
아침에 피곤하기도 해서 뭉그적대다보니 11시 반이 넘어서야 역에 도착했다.
그래서였는지, JR역사에 빈 대형 코인락커가 없었다…
하는 수 없이 캐리어를 끌고 공원으로 나왔는데,
유명한 전시가 여러가지 겹쳐서인지, 날씨가 좋아서인지,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우에노 공원에 사람이 진짜 많았다.
우리는 목적이었던 신우구이스테이도 사람이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숨어있는 카페여서 그런지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짧은 일정을 마치고, 나리타공항까지 A양을 배웅했다.
2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했고,
1시간 전에 출국심사를 하러 들어갔으니
공항 면세점을 간단히나마 구경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공항에 사람이 엄청 많은데다
기내 반입 수화물을 일일히 열어 확인하고 있었더랜다,,,
게다가 아시아나 항공의 탑승장이 맨 끝에 있어서
A양은 쇼핑도 못하고 바로 비행기를 탔다고,,,
A양을 보내고, 도쿄로 돌아오니 저녁 6시 즈음이었다.
이날 밤 나를 오카야마까지 데려다 줄 선라이즈 이즈모는
9시반은 되어야 역에 나타날 예정이라,
도쿄역 근처 넷카페에서 3시간 정도 머물렀다.
개인실 플랫 의자 타입으로 들어갔더니 양쪽 벽면이 전부 막혀있어서
게스트하우스 대신으로 이용해도 좋겠다 싶었다.
저녁 시간대에는 카레도 무료로 먹을 수 있어서, 저녁은 카레로 해결
저녁 8시 반에 넷카페에서 나와 도쿄역을 어슬렁거리다,
9번 도카이도선 탑승장에서 선라이즈 이즈모를 기다렸다.
대기하면서 전광판에서 쇼난이라는 이름의 특급열차를 봤는데,
낯선 이름이라 검색해보니,
쇼난라이너가 특급으로 승급되며 붙여진 이름이었다.
선라이즈 이즈모/세토는
개인실인 침대칸과 단체실인 지정석(노비노비석)이 있는데,
나는 JR패스로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노비노비석을 택했다.
바닥이 딱딱하다는 후기를 많이 봐서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나눠주는 이불을 바닥에 깔고,
그 위에 누우니 텐트에서 자는 느낌은 들어서 큰 불편은 없었다.
카페트 바닥에 열선이 깔려있는 지 바닥도 따끈했고…
막판에 일어날 때 춥긴했지만,
그건 내가 밤에 덥다고 입고 있던 옷이며 덮고 있던 겉옷이며 벗어서 그런 듯,
운이 좋았던 건지, 양 옆자리 뿐만 아니라,
내가 탄 객차 승객의 거의 대부분이 여성 승객들이었고,
코 고는 사람도 한명도 없어서 조용히 잘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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