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차 : 오카야마역 > 우노항 > 나오시마 미술관 (베네세하우스, 스기모토 히로시 갤러리,
지중미술관, 이우환미술관 외관) > 다카마쓰 > 도쿠시마역
10일차 : 호스텔 PAQ > 나루토역 > 우즈시오 기선 > 멘야 야마이츠키(麺屋 やま樹)
> 아와오도리회관 > 신오사카역
11일차 : 오사카 토마토 게스트하우스 > 오사카성 공원 > 신사이바시/도톤보리
> 오미하치만 조선인가도 > 미하라역
12일차 : HOTEL YASSA > 오노미치역 > 오노차리100 자전거대여점
> 세토우치 시마나미 자전거도로 (무카이시마 대교, 인노시마 대교, 시라타키야마 전망대)
> 미하라역 > 고쿠라역 > 벳부역
13일차 : 벳부 유케무리오카 게스트하우스 > 벳부 온천 순례 > 샐리 가든 > 지옥 찜 공방 칸나와
> 칸나와 부타망 혼포 > 벳부역 유후인노모리 > 유후인 금상고로케 > 노베오카역
14일차 : 노베오카 버스터미널 > 아마노이와토신사 천안하원 > 다카치호 계곡
> 노베오카역 > 아오시마역
15일차 : 아오시마 피셔맨즈 호텔&스파 > 아오시마 > 미야자키 시내
16일차 : 아오시마 도깨비 빨래판 > 선멧세니치난부근 > 우도신궁 > 미치노에키 피닉스
17일차 : 미야자키공항 > 선멧세니치난 > 아오시마 게스트하우스 후주
18일차 : 미야코시티 버스터미널 > 호텔 카나 A
19일차 :구마모토 사쿠라마치 버스터미널 > 구마모토공항

두 번째 일본 일주 아홉 번째 날
전날 탑승한 선라이즈 이즈모에서 눈을 떴다.
6시 30분 즈음 하차 예정이었기 때문에 6시부터 일어나 하차할 준비를 했다.


오카야마역에 내리니,
선라이즈 세토와 이즈모의 연결분리를 보기 위해 매우 많은 사람들이 나와있었다.
나도 찍긴했는데, 막상 영상을 보니 그닥 특별하지 않은 느낌이라 업로드는 생략.
오카야마역에서 열차를 갈아타고,
나오시마로 향하는 배가 정차하는 우노역에 갔다.
우노역 근처에 고등학교가 있는 지,
아침 일찍부터 학생들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우노역에서 우노항까지는 도보로 간단히 이동이 가능하고,
우노항에서 나오시마까지는 페리 기준 20분, 가격은 편도/성인 기준 300엔이다.
왕복권은 570엔으로, 편도 2장보다 30엔 정도 더 저렴한데,
나는 나오시마에서 다카마쓰항으로 갈 예정이라, 편도권만 구매했다.

표를 끊고, 승선장에 가보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배를 기다리는 사람의 8~9할이 서양인들이었다.
다카마쓰는 직항도 없을텐데…
새삼 다카마쓰에 자리한 미술관들의 대단함에 감탄했다.

우노~나오시마 구간은 승선 시간이 길지 않아서 잠잘 새도 없었다.
나오시마에 발을 디디자마자,
우선 터미널에 있는 코인락커에 캐리어 등을 보관했다.
300엔짜리 중 사이즈에 캐리어가 들어가면 좋았으련만,
아슬아슬하게 크기가 넘쳐서 500엔짜리 대 사이즈에 캐리어를 넣었다.
나오시마 내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전거를 타거나, 마을버스를 탄다.
내 경우 자전거는 오노미치에 가서 실컷 탈 생각이었으므로,
미야노우라항에서 혼무라를 경유해
츠츠지소까지 가는 마을버스에 몸을 실었다. (성인 기준 100엔)
※ 나오시마의 대중교통은 그 수가 많지 않고,
마을버스나 베네세하우스 셔틀버스는 대부분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운영된다.
따라서 터미널에 비치되어 있는 나오시마 안내 팜플렛을 꼭 챙기자.
그 안에 나오시마 내에서 운행되는 버스 시간표, 식당 정보 등등이 다 들어있다.
아니면 아래 링크에서 필요한 부분만 다운받는 방법도 있다.
https://shikoku-tourism.com/ko/see-and-do/10079
나오시마
다카마쓰 항구에서 페리를 타고 약 1시간. 나오시마 섬의 상징인 쿠사마 야요이의 '붉은 호박'이 우리를 반긴다. 예술의 섬으로 유명한 나오시마에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
shikoku-tourism.com
버스는 미야노우라항에서 꽉 차서 츠츠지소까지 갔다.
이에프로젝트가 있는 혼무라에서 사람이 내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거의 내리지 않아 츠츠지소까지 서서 갈 수 밖에 없었다.
나오시마 마을버스와 베네세하우스 셔틀버스의 환승 지점인
츠츠지소 정류장에 내리니 반 넘게 파묻힌 도리이가 나를 반겨주었다.
이 도리이는 처음부터 이렇게 낮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고,
해수욕장에 모래가 오랜시간동안 쌓이면서 낮아진 것이라고 한다.
베네세하우스 내에는 베네세하우스 미술관, 스기모토 히로시 갤러리,
이우환 미술관, 그리고 지중미술관이 있는데,
베네세하우스 숙박객이나 관계자가 아닌 이상 차량 진입이 안 된다.
대신 셔틀버스가 운행 중이기 때문에 셔틀버스를 타면 되는데,
숙박객용 셔틀버스는 숙박객만 탈 수 있기 때문에 그것만 잘 체크하고 타면 된다.
제일 먼저 베네세하우스 미술관을 둘러보았다.
예약이 필요한 시설이 아니라서 웹 사이트에서 따로 티켓을 끊어가진 않았는데,
현장 와보니 웹티켓이 200엔 저렴했다.
현장에서도 웹 티켓 사용을 장려하는 분위기니, 사전 구매해서 가는 게 좋을 듯.
https://benesse-artsite.jp/en/general-information.html
Ticket Reservations | Benesse Art Site Naoshima
Below is information about how to pre-order admission tickets for the various sites at Benesse Art Site Naoshima. We recommend that you carefully refer to this information before your visit, to ensure a smooth and pleasant experience once you are here.
benesse-artsite.jp
베네세하우스 미술관은 미술관도 있지만, 뮤지엄동 숙소도 있었다.
숙소 지역에도 일부 작품이 있지만 숙박객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에 들어가보진 못했고,
외관만 살짝 촬영
베네세하우스 미술관은 지상2층과 지하1층, 총 3층으로 이루어져있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작품은
① 지상1층에 있던 리처드롱의 작품으로, 세토 내해를 표현한 두 개의 커다란 원
② 칠판의 낙서를 떠오르게 했던, 사이 트웜블리의 무제 1
③ 싱가포르 여성작가인 아만다 헨의 Always by my side 2023 이렇게 세 가지였다.
특히 아만다 헨의 작품들은
작품에서 좋은 느낌이 뭉게뭉게 피어올라서 한참이고 그 앞에 머물렀다.
베네세하우스에 이어 스기모토 히로시 갤러리에 들렀다.
이 갤러리는 여행 계획을 짤 때, 방문할지 말지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
라운지에서 보이는 유리 다실을 포기할 수 없어 이 날의 마지막 티켓을 구했다.
무채색 작품들 사이로 이따금 보이던 유채색 작품들을 구경하고,
라운지에서 카가와현산 재료들로 만든 다과를 맛보며 누린 약 1시간 정도의 시간은
나를 오랫동안 고민하게 했던 입장료가 아깝지 않았다.
스기모토 히로시 갤러리의 경우 셔틀버스 하차만 가능하기 때문에
츠츠지소로 돌아가 셔틀버스를 타고, 지중미술관으로 이동했다.
여행이 결정되자마자 티켓을 예약했으니 망정이지 (그마저도 좋은 시간대는 이미 매진이었지만)
아니었으면 영영 못 들어갈 뻔했다.
지중미술관의 경우 입구 쪽 복도와 처음 나오는 공간을 제외하고는 촬영 금지.
지중미술관이라는 이름답게 미술작품들은 전부 지하1~3층 사이에 있었다.
근데 왜였을까…
가장 비싼 돈을 주고 들어왔음에도 지중미술관은 내게 큰 인상을 주지 못했다.
모네, 월터 디 마리아, 제임스 터렐의 작품은 모두 멋졌고,
안도 타다오의 작품인 미술관 건물도 조명없이 건물 내부를 밝힌다는 점에서 신기했지만,
가슴을 울리는 뭔가는 아쉽지만 없었다…
너무 기대를 많이 하고 왔나,,,
마지막으로 관람한 이우환 미술관은 외관만 둘러보았다.
다카마츠로 향하는 배 시간 때문도 있었지만,
모든 미술관을 다 가기에는 비용이…
여행 예산을 초과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술관 밖에도, 기사 등에서 많이 보았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선과 빛을 이용한 작품들 같아보였는데,
공부를 안 하고 왔더니 그저 작품과 그림자로만 다가와서, 어렵게 느껴졌다.
나오시마 관광을 마치고, 미야노우라항으로 돌아왔다.
승선 장소는 같았지만,
섬을 나갈 때의 하선 장소는 다카마츠로, 1시간쯤 걸렸다.
다카마츠가 속한 카가와현은 우동현이라는 애칭이 있을만큼 우동이 유명한데,
나는 다카마츠 역앞에 있는 우동집 두곳에서 두가지 종류의 우동을 맛보았다.
더 먹어볼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가장 작은 사이즈를 골라 먹었는데도 배가 불러버려서,,,
다카마츠 구경까지 알차게 마치고 도쿠시마로 이동하는 길,
도쿠시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우즈시오라는 이름의 열차가 대기하고 있었다.
다카마츠에서 도쿠시마까지는 1시간 남짓 걸린 것 같았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열 번째 날
전날 초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더니, 새벽 세시 쯤에 잠에서 깨어났다.
일찍 일어난 김에 우즈시오를 보러
나루토역으로 일찍 가려고 구글 지도를 검색해봤는데,
버스 시간과 배 시간이 맞지 않아 포기…
7시부터 시작되는 조식을 먹고, 계획대로 8시 반쯤 나루토역으로 가는 열차를 탔다.
도쿠시마역에서 나루토역을 잇는 나루토선은 원맨동차이기 때문에
정기권을 사용하는 게 아니라면
패스를 소지하거나, 유인역에서 티켓을 구매하거나,
열차 내에서 정리권을 뽑아야한다.
내 경우에는 패스가 있기 때문에 정리권을 소지할 필요가 없었지만,
여행 동안 기념품으로 가지고 있고 싶어서 한장 뽑았다.
나루토역까지는 열차로 1시간 쯤 소요되었다.
열차 운행 초반에는 등교하는 중, 고등학생들이 많았는데,
나루토역에 가까워졌을 즈음,
이케노타니역에서 중국인 무리가 우르르 열차에 탔다.
아마 다카마츠나 다른 곳에 숙박하면서 우즈시오를 보러 온 무리겠거니, 싶었다.
나루토역에서 나루토공원 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버스 도착 예정 시간이 10분이 넘도록 버스가 안 왔다.
시간표가 바뀐 걸까 싶어서 버스 회사 홈페이지를 들어가봤는데 그건 아니었고,
내가 타려 한 버스가 도쿠시마역에서부터 나루토공원까지 운행되는 버스다보니
출근 러시아워를 만나 거의 20분 가까이 지연된 것이었다.
늦게 온 버스에는 사람이 가득했다.
그렇다고 다음 버스를 기다릴 수는 없어서,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나루토역에서 관광선 항구까지 20분 쯤 걸리는데,
버스가 늦게 온 바람에 내가 타려고 했던 관광선을 타지 못할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 다음편을 타자니 우즈시오가 약해진다고 해서…
규모는 조금 작으나, 30분마다 출발하는 우즈시오 기선을 타기로 일정을 변경했다.
나루토 관광기선 http://www.uzusi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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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타려고 했던 것보다 작은 배가 9시 반에 출항했다.
이 날은 만조 수위가 높아 우즈시오가 크고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예보가 있었고,
그런만큼 기대를 잔뜩 안고 바다로 나아갔다.
※ 우즈시오(うずしお)란?
효고현의 아와지시마와 도쿠시마현의 나루토 사이의 좁은 해협에서 발생하는 소용돌이로,
세계 3대 조류 중 하나로 손꼽힌다고 한다.
늘 보이는 게 아니며, 시간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반드시 시간표를 확인하고 보이는 시간에 배를 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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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나아간지 얼마 되지 않아 수면 위로 빙글빙글 도는 소용돌이가 보였다.
신기한 광경에 휴대폰을 들고 열심히 찍는데,
생각보다 배가 많이 흔들리지 않아 멋있는 사진을 많이 건질 수 있었다.
조류가 강하면 배도 많이 흔들릴 줄 알았는데, 아니라 다행이었다.
우즈시오 구경을 마치고, 도쿠시마 시내로 돌아왔다.
점심시간이 애매하게 지난 상태라, 브레이크타임이 걸리기 전에 급히 식당을 찾아 들어갔다.
도쿠시마 명물 라멘은 미소에 돈코츠를 조합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어느 라멘이나 다 그렇지만…
일본 라멘은 조금만 덜 짰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호다닥 점심을 먹고,
오후 2시부터 개최되는 아와오도리 공연을 보기 위해 아와오도리 회관에 들렀다.
그간의 여행 동안 작은 가게가 아니고서야 카드가 다 됐었는데,
혹은 페이페이 등으로 결제가 되거나,
시내의 유명한 관광지에서 현금밖에 안 받는다고 해서 당황했다,,,,
근처에 세븐일레븐이 있었으니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공연을 못 볼 뻔 했다.
우즈시오와 함께 도쿠시마의 명물인 아와오도리는
그 유래가 명확하지는 않으나,
일본의 추석에 해당하는 오봉에 추는 춤인 봉오도리와는 확실히 연관이 있다고 한다.
아와오도리 축제일이 오봉 즈음이기도 하고.
시대에 따라 아와오도리의 모습은 조금씩 바뀌어 왔는데,
서정적이고 느리던 과거의 음악/춤과 다르게, 근현대의 아와오도리는 흥겨운 축제 분위기였다.
또한 과거에는 젊은 남녀가 서로를 유혹하는, 에로티즘적 요소도 있었으나
현대에는 그런 요소는 사라지고, 무대에서 펼칠 수 있는 공연으로서 자리매김 했다고.
개인적으로 한국어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좋았다.
일본어 설명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함이 없는 풍부한 설명문이 마음에 들었다.
길진 않지만 알차게 도쿠시마 구경을 마치고,
오카야마역을 경유해 숙소가 있는 오사카에 오니 9시가 넘어있었다.
원래 더 일찍 도착할 예정이었는데…
오카야마역에서 환승 시간 많다고 농땡이를 부리다가
눈 앞에서 탈 열차를 놓쳐버렸다,,,
게스트하우스 라스트 체크인 시간이 9시라 엄청 쫄았는데,
호스트한테 연락하니 다행히 늦게 체크인할 수 있도록 도와줘서
무사히 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열 한 번째 날
전날 일찍 잠이 든 것도 아닌데, 잠자리가 불편했는지, 눈이 일찍 떠졌다.
체크아웃은 11시까지였지만,
침대에서 마냥 뒹굴고만 있기 뭐해서 아주 간략하게 오사카 구경을 하기로 했다.
목적지는 오사카의 상징과도 같은 오사카성과 도톤보리, 이렇게 2곳.
우선 게스트하우스가 있는 니시나카지마 미나미카타역은 지하철만 서는 역이라,
우메다역에서 오사카순환선으로 갈아타고 오사카성공원역으로 갔다.
오사카성공원역에서 공원을 가로질러 오사카성 천수각이 있는 곳으로 향하는데,
오사카 조카마치(성하마을)이라는 쇼핑가를 발견했다.
처음 보는 쇼핑골목에 둘러볼까 싶었지만, 시간이 일러서인지 열린 곳이 없었다,,,
14년과 18년에 이어 3번째 방문한 오사카성.
이번에는 시간이 없어서 천수각을 올라가보지 않았고, 해자 너머에서 사진만 찍었다.
아직 단풍이 다 들지 않은 공원의 나무들 위로 우뚝 솟은 천수각이 참 예뻤다.
효율적인 동선을 위해, 도톤보리(신사이바시)로 이동할 때에는
오사카 비즈니스파크역에서 신사이바시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나가호리바시선을 탔다.
도톤보리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글리코상 앞에 도착하니
10시반이라는 이른 시간임에도 다리가 수많은 관광객들로 복닥복닥했다.
낮에도 이런데 밤에는 얼마나 사람이 더 많을까…
를 상상하다가 관두고, 아침 겸(?) 다코야키를 먹기 위해 줄을 섰다.
20분을 기다려 가까스로 받아낸 다코야키
이른 시간부터 점장처럼 보이는 사람이 쉴새없이 만들어내는데도
맛있는 다코야카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늘어났다.
비교적 앞쪽에 서있던 나도 받는 데까지 20분씩이나 걸렸는데,
내 뒤에 온 사람들은 과연 얼마나 기다렸을까,,,
밥(?)을 먹고 나니 왠지 커피가 땡겨서 닛폰바시역 쪽에 위치한 카페를 찾아갔다.
구글 지도에 한국어로 이름이 나오는 곳인만큼,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 중에도 한국사람이 여럿 있었다.
아마 11시까지 판매하는 아침한정메뉴를 먹으러 온 사람들인 것 같았는데,
나는 시간이 없기도 해서 테이크아웃 커피만 픽해서 나왔다.
우유나 설탕 넣어줄까? 라고 물어서 우유만 넣어달라 했는데,
다음에는 그냥 아무 것도 안 넣고 먹어봐야겠다.
이 날은 지난 일본 종단일주에 이어 조선통신사 관련 지역을 방문하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여행에는 아예 하루를 내어 히로시마현의 섬(해로)에 다녀왔다면,
이번 여행에는 시가현 오미하치만에 있는 조선인가도(육로)를 다녀올 계획이었다.
오미하치만까지는 신쾌속을 타도 충분히 빨리 갈 수 있지만,
신오사카역에서 코인락커에 캐리어를 넣지 못한 바람에
신칸센을 타고 마이바라역까지 갔다.
마이바라역이라면 코인락커가 충분히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예상대로 있긴했지만 그 수가 굉장히 적었다.
오미하치만역에서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물이 있는 신마치까지는 버스로 10분 남짓.
일본 전통 가옥이 늘어서 있는 골목을 조금만 걷다보면,
구 반가주택(旧伴家住宅)이라는 곳이 나온다.
에도시대에 상인 가문의 집으로 지어졌고,
근대에 들어서 초등학교, 동사무소, 여학교로 이용되다가
현대에는 도서관을 거쳐, 에도 시대의 모습을 복원하여 전시실로 공개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 말고도,
학교 및 공공시설로 이용되던 시절의 사진이 건물 곳곳에 걸려 있었다.
여학교로 사용되던 시절의 사진이 전시된 1층의 넓은 공간은
오미하치만 시와 자매도시를 맺고 있는 밀양시의 이름이 붙여져 있었다.
조선통신사 관련 전시는 아주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당시 일본 정부가 조선통신사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했는 지를
다시 한 번 느끼게 해주는 좋은 공간이었다.
구 반가주택과 오미하치만 향토 자료관 사이의 거리는
에도로 가는 길이라는 뜻에서 경가도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조선통신사도 이 길을 통해 도쿄로 갔기 때문에, 길 한 켠에 조선인가도 비석이 서있다.
https://maps.app.goo.gl/ZwV3myAssATS3yKHA
구글지도에서 이 즈음 되는 곳인데,
별도의 표시가 안 되어있어서 찾는데 반가 주택 주변을 빙빙 돌았다…
구글지도에다가 위치 추가요청을 해놓았으니 반영되면 좋겠다.
(24.12.05 구글지도에 반영되어서 수정)
에도시대의 번화했던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고,
다시 오미하치만역으로 돌아왔다.
돌아다니면서 하늘이 어두워지고 날씨가 쌀쌀해지는가 싶더니
기어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이튿날 자전거를 타러 가는 일정이었기에
내일 날씨도 비가 오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잠시 지나가는 비구름이었다.
신오사카역에서 호텔이 있는 미하라역으로 가는 길에 만난 500번계 신칸센
다른 신칸센 열차와 다르게 우리나라의 KTX를 닮은 느낌이었다.
연식은 상당한 차량으로,
대부분 수명한계에 달한 500번계는 2027년에 사라질 전망이라고.
뭐든 없어지기 전에 타볼 수 있다는 건 즐거운 경험이었고,
지정석이 2+2 배열이라
미하라역까지 느리긴해도 환승 없이 편하게 갈 수 있었다.
두 번째 일본 일주 열두 번째 날.
객실이 넓어서 좋았고,
세탁기와 건조기가 무료여서 좋았던 HOTEL YASSA를 떠났다.
이 날의 목적지는 오노미치로,
자전거를 탄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한번쯤 들어봤다는
세토우치 시마나미 자전거도로의 시종착 지점이며,
뉴욕 타임즈 지정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하는 세계 명소 52곳 중 한 곳이었다.
히로시마현의 오노미치와 에히메현의 이마바리 사이에는 세토내해라는 바다가 있고,
이 바다에 크고 작은 수 많은 섬이 떠 있어 이것들을 잇는 도로가 발달되어 있다.
이 도로를 따라서 자전거도로도 갖추어놨는데,
섬과 바다 위를 달리다보니 풍경이 기가 막혀 사이클링 성지로 입소문을 탄 게 아닐까 싶다.
뉴욕타임즈도 섬과 바다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 이곳을 선정했을 듯.
그런 곳에 온만큼 나도 자전거를 빌려서 시마나미 자전거도로를 둘러보기로 했다.
다만, 오노미치부터 이마바리까지의 약 60km를 완주하는 것은
최근의 자전거 경험이라곤 따릉이 타고 출퇴근 연습 정도밖에 없는 내게는 무리고,
전동자전거를 타고 초반인 오노미치~무카이시마~인노시마 구간(약 15km)을 타볼 생각이었다.
우선 오노미치~무카이시마 구간은 배를 탔다.
오노미치 대교를 건너는 방법도 있었지만, 자전거 렌탈 샵에서 배를 타는 것을 추천해주었고,
대부분의 사람들도 역 앞에 있는 작은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무카이시마로 건너가고 있었다.
무카이시마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아침을 먹지 않은 나는 섬 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이온음료와 아침/점심으로 먹을 삼각김밥을 샀고,
무카이시마 대교를 보러 서쪽으로 달려갔다.
전동자전거를 빌렸기 때문에 5km 정도는 전혀 힘들지 않았다.
무카이시마 대교 앞에서 아침도 먹고, 사진도 찍을 겸 잠깐 멈췄다가,
인노시마로 향하는 이정표를 따라 나아갔다.
머지 않아 인노시마 대교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노시마 대교의 경우, 보행자 및 자전거 전용 도로가 별도로 갖춰져있고,
이 전용도로로 올라가는 길이 차량 진입로와 다르기 때문에
이정표를 잘 따라 올라가야 한다.
그리고 이 진입로의 경사가 제법 있으므로,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많지 않다면 전동자전거 이용을 추천.
개인적으로는 전동 자전거를 탔음에도 쪼끔 힘들었다,,,,
인노시마 도착 후, 비슷한 무렵에 다리를 건너 온 사람들이 두 갈래로 나뉘었다.
한 쪽은 인노시마 대교가 보이는 기념공원 방향이었고,
또 다른 한 쪽은 이쿠치 섬으로 넘어가는 이쿠치 대교 방향이었다.
나는... 그 두 쪽 모두 선택하지 않았다.
그 대신 전동 자전거를 믿고,
해발고도 약 200m쯤 되는 인노시마의 산, 시라타키야마를 올랐다.
확실히 전동 자전거와 함께 하니 못 오를 길은 아니었지만,
경사도가 10도가 넘는 길을 올라가는 것은 전동 자전거가 있어도 쉽지만은 않았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다 때려치고 내려가고 싶었음...
산을 오르다, 중간에 있는 시라타키 플라워라인 북쪽 전망대에서 잠시 쉬었다.
자전거를 주차장에 세워두고 전망대로 올라가는데,
자전거 타기에 단련됐을 리 없는 다리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러다 넘어지거나 못 걷게 되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결과적으로는 괜한 걱정이었던 걸로.
낑낑대며 자전거를 끈 끝에 시라타키야마 전망대에 도달했다.
주차장에서 내려서 또다시 10분쯤 걸어올라간 그곳의 풍경은
아주 아름다워 올라오면서 겪은 고생에 대한 보상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다시 와야한다면 차나 최소한 바이크를 끌고 올 것이다.
자전거로는 다시 안 와...)
올라갈 땐 힘도 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지만, 내려올 때는 순식간이었다.
경사가 어찌나 급한 지,
브레이크를 잡고 있는 데도 자전거가 아래로 주르륵 미끄러져 내려갔다.
그렇게 순식간에 아래로 내려와,
해수욕장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만큼 작디작은 해변에서 잠시 쉬었다.
3시간 반 정도 자전거 여행을 마치고, 배를 타러 갔다.
인노시마 동쪽에 있는 작은 항구(重井西港)인데,
이곳에서 오노미치로 향하는 배를 탈 수 있었다.
매점은 없었지만,
화장실과 컨테이너 박스로 만들어진 대합실 안에 의자가 있어서,
손을 씻고 점심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노미치로 돌아와 자전거를 반납하고 나니 점심시간이 살짝 지나있었다.
전전날 오사카에 머무를 적에,
오노미치에 가면 오노미치 라멘을 꼭 먹어보라는 말을 들었다보니
열려있는 가게 중 유명해 보이는 가게에 들어갔다.
좁은 가게에 사람이 바글바글 차있었는데,
TV에도 나왔고, 영업 기간도 꽤 오래된 노포 같았다.
라멘 맛은 쇼유 라멘이었고, 가격대비 괜찮았다.
다만 숙주를 되게 좋아하는데, 숙주가 너무 적은 건 아쉬웠다...
그리고 내가 나왔더니 국물소진으로 문을 닫더라.
하마터면 밥 못 먹고 오노미치를 떠나야 했을 뻔,,,
오노미치 일정을 마무리하고, 벳부로 향하는 길.
우선 오노미치에서 미하라까지 전철을 타고 가는데,
안내방송에서 신칸센이 15분 이상 지연이 예상된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고쿠라에서 10분만에 환승을 해야하는 티켓을 들고 있는 나로서는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여차하면 다음 열차를 타고 벳부로 넘어갈 생각을 하며 신칸센을 탄 뒤, 눈을 붙였다.
내가 자는 동안,
부지런히 달린 열차는 놀랍게도 거의 연착하지 않은 시간에 고쿠라역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 날 아침에 후쿠오카 쪽에서 음주운전자가 건널목에서 문제를 일으켜
다이어가 꼬이는 사고가 발생한 바람에
내가 타야할 소닉 열차가 아직 고쿠라에 도착하지 않은 채였다.
게다가 위 사고로 운휴되어버린 열차들의 대체수송도 해야했기 때문에
원래 정차해야 하는 역보다도 훨씬 많은 역을 멈추며 느릿느릿 벳부로 이동했다.
(지정석 안 잡아놨으면 벳부까지 서서 가야 했을 뻔,,,)
두 번째 일본 종단 일주 13일차
이 날의 벳부 방문은 3회차로,
이미 해본 지옥 온천 순례는 하지 않기로 했다.
그 대신 벳부8탕이라고 불리는 온천 중 하나인
칸나와온천(鉄輪温泉)의 대중탕들을 돌아다녔다.
넘쳐나는 온천수 덕분인지
최대 300엔을 넘지 않는 저렴한 입욕료에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부노유 - 100엔
뜨거운 원천(약 75~80도)을 대나무로 만든 통에 흘려보내 식히는 방식으로
온천수를 공급하고 있었다.
입욕료는 코인락커를 쓰는 방식으로 지불하면 된다.
돈을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는 보관함은 회원전용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말 것
네츠노유 - 무료
네츠(熱)라는 이름을 쓰는 온천답게 물이 아주 뜨겁다.
시부노유에서 한 번 씻었고,
물이 놀라울만큼 뜨거워서 잠깐 있다가 나왔다.
다니노유 - 150엔
다른 대중탕들보다 밤 늦게까지 운영해서 전날 밤에 가서 몸을 씻었다.
현재 입구쪽이 공사 중이라, 요금은 위쪽에 있는 작은 집에서 통을 두고 받고 있다.
샴푸 사용할 거면 50엔 더 내라고 하는 걸 보니,,
하지 말라는 뜻 같음
지코쿠바루유 - 100엔
이름은 특이했지만, 내부는 다른 온천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기 물도 네츠노유와 비교해 만만치 않게 뜨거워서 잠깐 있다 후다닥 나옴…
아, 그리고 칸나와를 포함해 벳부에서 온천을 할 때 중요한 점
탕의 둘레를 밟거나, 그곳에 앉아있으면 안 된다.
머리를 대는 곳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다른 신체부위가 닿는 것을 불결하게 여긴다고.
그리고 칸나와 온천의 작은 센토들은
욕탕 내부에 목욕용품이 없으며,
수건이나 드라이어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점에 주의!
목욕을 마치고, 조금 더 칸나와온천을 걸었다.
그러니 아시유(足湯;족욕), 아시무시유(足蒸し湯),
아시온요쿠(足温浴;발암반욕) 시설을 만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적당히 따끈함을 느낄 수 있었던 아시무시유였다.
한편, 칸나와 온천에서는 풍부한 온천수에서 나오는 증기를 요리에도 이용하고 있었다.
아주 널리 알려진 지옥증기공방 외에도, 만두(찐빵), 쉬폰케이크를 만들고 있는 가게들이 보였다.
오전과 이른 오후에 칸나와에서의 일정을 끝낸 뒤, 벳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그 동안 큐슈를 3번씩이나 여행하면서 탈 기회가 없었던
유후인노모리를 드디어 타보았다.
구간은 벳부~유후인으로 길진 않았지만,
4량 2층 관광열차를 구경하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물론 모든 시간이 유쾌했던 것은 아니고...
오이타역에서 유후인으로 이동하던 중,
뒷자리에 앉아있던 중국인 무리가
내 자리의 커텐을 잡아당기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긴 했다.
햇볕으로 눈이 부신 상황이긴 했지만,
본인들 자리가 아니고,
내게 의향을 묻지도 않은 채 커튼으로 창문을 가리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험한 말이 나올 뻔했다.
(얼굴은 이미 험한 말을 하고 있었을 지도...)
이미 2번 와봤고, 그 2번 다 크게 감동받지 못했던 유후인 3번째 방문.
이번에는 1시간 밖에 체류하지 않았으므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금상 고로케만 사먹었다.
서울 모 시장에도 금상 고로케가 있다고 하던데...
해당 업체와 유후인의 금상 고로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금상 고로케 집에 한국어로,
가짜 고로케라고 해당 가게를 지칭하고 있던데...
아무리 원조가 외국에 있다지만, 상호를 도용하는 짓은 하지 말았으면.
짤막하게 유후인에 머무른 뒤,
오이타역을 경유해 노베오카역까지 갔다.
슬슬 여행의 끝이 다가오고 있음을 JR패스의 마지막 이용일을 보고 느꼈다.
두 번째 일본 종단 일주 14일차
어느 덧 일본에 머무른 지 2주가 되어가고 있었다.
JR패스 14일권이 끝나는 날이 오는 건,
지난 여행에도 그렇게 느꼈지만, 꽤 묘한 느낌이었다.
아침을 먹고,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프론트에 짐을 맡겨두고 노베오카역으로 갔다.
노베오카역을 정면에 두고 좌측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었는데,
나는 이곳에서 다카치호로 향하는 일반 버스를 탔다.
(이 버스를 탈 때 꼭 추천하는 패스 : https://danharu0920.tistory.com/19)
노베오카역~다카치호버스센터 구간은 왕복 교통비가 패스요금보다 비싸다…
[교통패스] 비지트 미야자키 버스 패스 (Visit Miyazaki Bus Pass) / 미야자키 교통 노선버스 1일 승차권
정보 출처 : http://www.visit-bus-pass.com/kr_index.html / https://www.miyakoh.co.jp/rosen/ticket/1day.html 안녕하세요이번 포스트에서 소개해드릴 패스는미야자키 현 여행에 도움이 되는 2 종류의 패스인비지트 미야
danharu0920.tistory.com
푹신함과는 거리가 있는 의자에 앉아 졸면서 1시간 반쯤 가니,
산속 마을 다카치호에 도착했다.
일본 신화에 따르면,
다카치호는 신들이 일본에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이라고 한다.
다카치호 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점심을 먹고,
또 한 번 버스로 15분 정도 이동하여 이와토라는 동네에 닿았다.
전전날 묵은 벳부 게스트하우스 주인 분이 다카치호에 간다고 하니 추천해준 곳으로,
다카치호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자연이 아름답다고 했다.
이와토에는 아마노이와토 신사가 있는데,
이 신사는 규모가 큰 편으로 몇 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고,
그 중 하나인 천안하원으로 들어가는 길의 풍경이 상당히 아름다운 편이었다.
고대 사람들이 이와토 지역을 왜 신성하게 여겼는 지 알 것 같은 느낌이랄까…
이와토 지역은 온천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거기까지 가볼 시간은 없어서…
이와토 버스정류장 근처에서 가벼운 간식을 먹으며 버스를 기다리다,
다카치호로 돌아왔다.
이와토보다 다카치호의 인지도가 확실히 높아서인지,
평일임에도 상당히 붐볐다.
특히 많았던 것은 중국 단체 관광객들로, 좁디좁은 계곡이 사람들로 빽빽했다…
게다가 다카치호 계곡은
애매한 시즌에 가서 그런지, 사진에서 정말 많이 봤던 마나이 폭포 외에는 썩… 인상적이지 않았다.
보트를 통해 아래쪽에서 봤다면 다른 감상평이 나왔으려나 싶긴 하지만,
이 날은 평일인데도 이미 예약이 풀이었던데다, 혼자 타기엔 보트 요금이 너무 비싸서…
다카치호 일정을 마치고,
노베오카역, 미야자키역을 경유하여 마지막 숙소(였던)가 있는 아오시마로 가는 길,
굉장히 낡은 열차가 나를 맞이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열차 안에 선풍기가… (물론 객차 안에 에어컨은 따로 있음)
이런 차는 언제 폐차되는 걸까, 싶었다.
두 번째 일본 종단일주 15일차
본래 계획은 선멧세니치난과 우도신궁을 다녀오는 것이었으나,
아침부터 비가 주륵주륵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하루 푹 쉬기로 했다.
전날 체크인 할 때,
조식이 천엔이라는 말을 듣고 호스텔 조식이 뭐가 이렇게 비싸? 했는데…
아침에 조식 메뉴를 받아보고 가격에 납득했다.
거하게 아침을 먹고,
도로 침대에 들어가 늘어져라 자고 일어나니, 점심 즈음이었다.
이틀 뒤에 귀국 예정이었으므로, 마지막으로 빨래를 돌리려는데…
아니 무슨 숙박객 대상으로 건조기를 10분당 100엔씩 받아…
도쿄에서 묵었던 호텔의 30분당 200엔도 대단하다고 생각했건만, 더한 곳이 있었네.
다른 곳 같았으면 1시간씩 돌려서 빠싹 말렸을텐데
도저히 그럴 수 없는 가격에 침대 곳곳에 빨래를 널어놓고 일정을 시작했다.
밖으로 나와보니, 비는 오락가락하고, 하늘에는 먹구름이 짙게 껴있었다.
날씨가 좋지 않은 와중에도 청록빛 바다가 어찌나 예쁘던지…
비록 밀물 시간대라 도깨비 빨래판은 제대로 볼 수 없었지만,
내일 아침에 나오면 썰물 시간대일테니, 빨래판은 그때 구경하기로 했다.
간단히 아오시마를 둘러보고, 미야자키 시내로 이동!
돈키호테에서 선물, 기념품을 장만하고,
간만인지 처음인지, 아무튼 비싼 저녁을 먹고 싶어서 꽤 유명해 보이는 이자카야를 들렀다.
닭고기도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미즈와리 기리시마가 참 향이 좋았다.
두 번째 일본 종단일주 16일차
잘 쉬고 일어나니, 맑은 날씨가 나를 반겨주었다.
전날 짐작했던대로, 썰물 시간대인 덕분에 도깨비 빨래판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아오시마에는 구경온 사람들이 많았다.
단체여행객으로 추측되는 일본사람들도 있었고,
뭔가 답사를 나온 것 같은, 양복차림의 남자들 무리도 눈에 띄었다.
또, 전날 아오시마의 파도가 꽤 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었다.
간단히 아오시마 산책을 마치고,
변경한 계획대로 버스를 타고 선멧세니치난에 도착했는데…
무려 휴무…
여행 전, 홈페이지의 영업시간까지 체크하면서 일정을 짜놓고,
일정을 바꿀 때 수요일이 휴무라는 걸 깜빡 잊은 것이었다…
미야자키에 온 이유 중 하나인 모아이상을 볼 수 없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지만…
좌절하고 있어봐야 달라질 것은 없었기에 일단 걸었다.
모아이상이 산 위에 있으니 걷다보면 조금이나마 보일 거라고 믿었고,
다행히 뒷통수나마 볼 수 있었다.
휴관인 관광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것이 무의미했기에
걸어서 우도신궁까지 갔다.
1시간쯤 걸었는데, 전날 잘 쉰 덕분인지, 바다가 너무 예뻐서인지 모르겠지만
거의 피곤하지 않았다.
높다란 계단을 따라 내려가 마주한 우도신궁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고, 좁았다.
일본사람들 후기를 봤을 때, 뭔가 대단한 곳 같았는데, 기대를 너무 했나.
운타마 던지기도 성공하지 못해서인지 아쉬움이 남았다.
우도신궁을 둘러본 뒤, 버스 시간이 남아 또 30분 쯤 걸었다.
겨울 같지 않은 바다풍경이 우도신궁보다 더 기억에 남을 것 같았다.
그리고 망고 아이스크림이 매우 맛있었다.
두 번째 일본 종단 일주 17일차
원래 미야자키 일정까지 잘 마치고, 귀국만 하면 되는 날이었다.
전날 한국에 눈이 매우 많이 왔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내가 탈 비행기가 인천에서 못 뜰 줄은 몰랐지…
당일 새벽 1시에나 도착한 메일을 보며 아시아나 항공에 짜증이 났지만,
항공사나 여행사 콜센터에 전화해서 따져봐야 그들도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을 알고 있었다.
아침이 되어 항공권을 구입한 여행사(온라인투어)에 전화를 하려고 보니…
로밍전화를 막아놓은 건지 콜 연결이 안 돼서
어쩔 수 없이 한국에 있는 A양을 통해 콜센터에 도움을 요청했다.
그 결과, 미야자키 출발편은 토/일 모두 만석이라는 답변을 받았다.
아시아나 항공이 취항한 주변 공항인 구마모토, 후쿠오카도 주말 내리 만석이라는 답변에
어찌해야 하나 고민이 들었다.
리턴 비행기를 취소하고, 가고시마에서 출발하자니
탑승시간까지 공항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거니와, 항공권 가격이 너무 비쌌다…
결국, 아시아나 비행기 티켓을 가지고 어떻게든 해보자는 생각으로
게스트하우스를 체크아웃하고, 미야자키공항으로 갔다.
항공사가 만약을 위해 끝까지 팔지 않고 남겨두는, 아주 적은 몇 좌석을 건지기 위해.
그리고 그게 기왕이면 미야자키이길 바랐는데…
미야자키는 진짜 풀 부킹이었는지, 토요일에 출발하는 구마모토편을 받았다.
굳이 구마모토까지 가야하는 수고로움과
미야자키보다 구마모토의 공항세가 높아 체크인 할 때 돈을 내야한다는 사실에
짜증은 났지만, 토요일에라도 돌아는 가니까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러고 나니, 올해만 날씨로 인한 비행기 결항을 2번 겪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었다.
매년 일본을 1~2번씩 다녀오는 걸 10년 동안 했는데,
그간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비행기 결항을 올해에만 연타로…
정작 삼재는 내년부터인데 대체 왜 이러냐고.
나와 달리 미야자키 공항을 미련없이 떠나는 비행기들을 바라보며
아침 겸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미야자키의 향토요리인 히야지루였는데… 내 취향은 아닌 걸로.
본의 아니게 이틀이나 늘어난 여행에
전날 가지 못해 아쉬웠던 선멧세니치난에 가보기로 했다
미야자키공항을 출발할 때만해도 하늘이 어두워 걱정스러웠는데,
선멧세니치난에 이르니 날씨가 놀랍게도 맑아져 있었다
선멧세니치난 구경을 마치고,
아오시마로 돌아오는 길에 깜빡 잠들어 미야자키 시내까지 갈뻔 했다…
새벽에 결항 소식을 듣고 잠을 제대로 못 잔 탓인가…
가까스로 아오시마를 떠나기 전에 버스에서 내렸고,
짐을 찾아, 일단 잘 곳을 찾아보았다.
이튿날 구마모토에 갈 예정이었으므로 미야자키 시내쪽으로 갈까 싶었으나,
방이 거의 없어서인지,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래서 아오시마에 있는 또다른 게스트하우스인 후주에서 짐을 풀었다.
체크인 할 때만해도 나 혼자라고 해서 좋아했었는데,
저녁 늦게 서양인 무리가 찾아와 2층을 차지한 뒤로는 심야까지 왁자지껄했다.
화장실이 1층 뿐이니 내려오는 건 알겠는데 좀 조용히 걸으라고…
두 번째 종단 일주 18일차
구마모토로 가는 것 외에 딱히 할일이 없었기 때문에
게스트하우스에서 체크아웃 마감 시간까지 있다가 나왔다.
그 후로는 구마모토로 향하는 버스가 정차하는 미야코 시티에서 아점을 먹고,
쇼핑몰을 구경하고, 쇼핑몰 와이파이를 잡아 노트북을 두드리다…
구마모토로 향하는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는 공항 리무진과 같은 3열인 덕분에 구마모토까지 편하게 갈 수 있어서 좋았다.
그렇게만 구마모토에 도착했으면 좋았겠는데…
버스에서 내리면서, 선반 위에 올려놓았던 노트북 가방을 그대로 두고 내렸다.
버스에서 내려서 조금 걷다보니 두고 내린 게 생각이 났는데,
버스는 이미 출발해버린 뒤라…
허망하게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후, 버스 터미널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여 가방을 무사히 찾았지만,
일본어를 전혀 하지 못했더라면, 과연 찾을 수 있었을까…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틀이나 길어진 이 여행의 마지막 숙소는 카나 A라는 캡슐호텔이었다.
웹 후기가 안 좋아서 예약할지 말지 엄청 고민을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여성전용층에서 1박 정도라면 나쁘지 않을 것 같은 느낌.
여성전용층에 한해 청결하긴 했지만,
2박 이상 하기에는 체크인-체크아웃을 매일 해야한다는 점이 귀찮을 것 같다…
두 번째 일본 종단 일주 19일차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를 타러 사쿠라마치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
까만 구마모토성이 나를 반겨주었다.
구마모토 공항까지는 스이카 사용이 불가하여
현금으로 티켓을 끊고 리무진버스를 탔다.
https://danharu0920.tistory.com/255
[일본여행] 구마모토 여행 시의 주의사항 - 대중교통에서 스이카 등 IC카드 이용 불가
(2024.12.01 기준) 안녕하세요. 베베까까 입니다.오늘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여행하는 큐슈의 구마모토의 교통 변화에 대해 알리고자 합니다. 우리나라의 대중교통도 그러하지만,일본의 대중
danharu0920.tistory.com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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