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사 > 보피랴오거리 > 중정기념당
> 국립고궁박물원/순이 대만 원주민 박물관 > 타이페이 101
타이페이 여행 셋째 날
눈을 뜨자마자 향한 곳은 도교 포함, 다양한 종교의 신을 한 곳에 모신 용산사였다.
용산사 앞에 있는 85도씨 베이커리 카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가게가 꽤 커보여서 안쪽에 앉을만한 자리가 있을까 싶었는데, 스탠딩바 형태의 공간이 다였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고대 중국의 궁전 건축 양식을 본따 지었기에 회(回)자 모양이었다.
입구와 출구가 있는 첫 번째 전각을 삼천전, 불상이 모셔진 두 번째 전각을 정전,
그리고 맨 마지막 전각을 성모전으로 부르고 있었다.
이곳에서 모시는 신들은 비록 내가 몸담고 있는 종교의 신은 아니지만,
같은 한자가 들어가는 동네에 사는 '그 사람'이 제발 일 좀 똑바로 하기를 빈다면,
들어주지 않을까 싶어 열심히 기원해 보았다.
용산사에서 나와 중정기념당에 가기 전, 보피랴오거리를 방문했다.
청나라 시대부터 일제통치시기, 중화민국 시기의 건축물들이 혼재해 있는 거리로,
현재는 갤러리나 역사전시관 등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붉은 벽돌 건축물 사이에 서서 사진을 찍으니, 꽤 그럴싸한 사진이 나와 마음에 들었다.
보피랴오거리 구경을 마치니, 중정기념당에 급히 가야하는 시간이었다.
9시~18시 동안 열린 중정기념당에서 매시 정각에 개최되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서였다.
서둘러 중정기념당에 올라가니,
이미 수 많은 사람들이 근위병 교대식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없는 자리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자, 근위병 교대식이 시작되었다.
하나둘씩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는데, 셀카봉을 위로 힘껏 쳐들고 찍는 사람들도 있었다.
근위병 교대식 내내 울리는 힘찬 구두굽 소리가 중정기념당을 가득 울리는 게 무척 인상적이었다.
근위병 교대식이 끝나고, 중정기념당 근처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다.
진펑 루러우판(金峰 魯肉飯)이라고 하는 루러우판(滷肉飯) 맛집이었는데,
구글 지도의 리뷰 등에는 대만 현지인 맛집이라고 적혀 있었다.
근데 막상 가보니까 외국인 엄청 많던데…
주문도 현지인 맛집 치고는 영어나 일본어로 너무나 쉽게 할 수 있었고…
구글지도에서 봤던 리뷰에서 맞았던 건, 테이블 회전률이 엄청 높았다는 것 정도?
아, 물론 맛은 좋은 가게였다.
가게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일행이 아닌데도 같은 테이블에 앉히는 경험은 특별하다면 특별했고.
아주 적은 양도 판매하고 있어서, 아주 가볍게 배를 채우고 길을 나섰다.
점심이 지나가며, 날씨가 아주 무더워졌다.
그 더위를 피해 향한 곳은 국립고궁박물원과 순이 대만 원주민 박물관이었다.
국립고궁박물원은 장제스가 중국본토를 떠날 적에
가지고 온 명,청대의 진귀한 보물들을 모아 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이었고,
순이 대만 원주민 박물관은 현재 대만의 주류 세력인 한족이 대만에 정착하기 전,
이 땅을 차지하고 살았던 남방계 원주민들에 대한 박물관이었다.
워낙 박물관을 좋아하는 터라, 국립고궁박물원에서 봐야할 것은 무궁무진했다.
기쁘게도 한국어 오디오 설명을 제공받을 수 있어서 (유료)
꽤 여유있게 잡은 계획보다 더 오랫동안 박물관을 즐기다가 나왔다.
(하마터면 다섯시까지밖에 안 하는 순이 대만 원주민 박물관을 구경하지 못할 뻔했다…)
순이 대만원주민 박물관의 경우,
한국어 안내가 거의 되지 않아 파파고 실시간 번역에 의지해 둘러보았다.
한족보다 훨씬 오랫동안 대만에서 살아온 원주민들은
호주/뉴질랜드에서 만났던 원주민들과 삶이 닮아있었다.
의식적인 행위로서 식인이 이루어졌다는 점은 폴리네시안 원주민을 떠오르게 했다.
현재는 이 원주민들이 한족들과 많이 동화되었고,
일부 그들의 터전을 보호하는 지역이 있다고 하는데,
기회가 된다면 그곳을 방문해보고 싶게 만드는 박물관이었다.
두 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타이베이 시내 중심가로 오니 해가 저물고 있었다.
기왕 대만 타이베이까지 왔는데,
타이페이101을 안 보고 돌아가긴 아쉬울 것 같아 방문했다.
전망대에 올라가기 전, 저녁을 먹으러 딘다이펑에 가보았다.
사람이 엄청 많을 건 예상하고 있었지만, 대기가 1시간을 넘어갈 줄이야…
그렇게까지 샤오롱바오가 미친 것처럼 먹고 싶은 건 아니라서
포기할까 고민하던 찰나에 포장 주문은 금방 된다는 안내문을 보고 냅다 포장을 걸어두었다.
그렇게 주문한 딘다이펑의 샤오롱바오는 맛있긴 했는데…
뭐랄까… 명동에서 먹었던 것과 맛이 너무 비슷해서…
이럴 거면 굳이 대만까지 와서 먹을 필요가 있었나… 싶은 맛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못 먹을 지라도
대만 특유의 향신료맛이 진하게 풍기는 그런 걸 먹고 싶었는데.
저녁 밥을 싸들고 타이베이 101에 올랐다.
전망대는 총 2층이었는데,
고층 전망대는 내가 방문했을 때 이미 티켓이 매진된 상태였다.
물론 저층 전망대라고 볼 거리가 부족한 건 절대 아니었다.
화려한 대만 시내가 넓은 통유리를 따라 반짝반짝 빛나며 이어지는 풍경이 무척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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